유력 대선주자 2인 설민심 들어보니-안철수
[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설 연휴 친척들이 모인 밥상 머리에서 단연 화제가 된 인물은 안철수다. 정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설 이후에도 여전히 잠재적 대권후보로 꼽히고 있다. 당사자는 계속 부인하고 있지만 그럴수록 정치권 안팎의 러브콜과 국민들의 기대감은 더 뜨거워지는 형국이다. 안철수바람, 안철수현상이 여의도 한복판을 관통하고 있는 것이다. 안 원장은 '무료백신' 안철수연구소를 만든 성공한 기업인이자 2030세대와 꾸준히 소통하며 공감하는 '멘토'로 존경받는 인물이었다. 그런 그가 정치권에 이름을 올리게 된 계기는 지난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다. 50%의 지지율을 보이며 출마를 저울질 하던 그가 당시 지지율 5%였던 박원순 후보에게 '아름다운 양보'를 한 이후 그의 지지율은 치솟았다. 마침내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세론마저 허물었다. 그러나 여전히 그의 입에서는 다른 말들이 나온다. 정치에 관심이 있다가도 참여하지 않는다고 했고 총선에는 나가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한나라당은 안된다고 했다. 올해 중요한 선택의 순간이 올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그것은 주어지는 것이지, 제가 시기를 정하거나 택할 수 없는 것 같다"고 했다. 한나라당 등 보수 쪽에서는 이를 유령론이라고 평가하지만 그의 애매모호한 발언이 늘면 늘수록 정치적 해석은 많아지고 그의 주변에 사람이 몰린다. 난처한 질문을 받을 경우 질문자가 혼돈을 일으킬 수 있도록 답변을 회피하면서 대화의 초점을 흐려놓는 화법도 흥미롭다. 21일 미국에서 귀국하면서 "(정치권이) 소임을 다하면 굳이 저 같은 사람까지 그런 고민을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는 발언에 대한 해석도 분분하다. 여야가 강도 높은 쇄신 움직임을 보이면서 국민의 공감과 이해를 얻을 정도의 개혁을 이뤄낸다면 자신의 정치 참여가 필요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4월 총선 결과가 안 원장의 정치참여 결심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의 발언의 행간을 살펴보면 현 정치권의 쇄신과 개혁이 지지부진하거나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할 경우 직접 뛰어들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 원장은 2월까지 기부재단 설립 밑그림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만큼 당분간 재단 설립과 학교 업무 등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기부재단이 사실상 안철수 원장의 정치적 행보를 위한 사무국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한다. 김종일 기자 livew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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