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집행정지 가처분 인용..'효력 정지해도 공공복리 해(害) 우려 없다'
-KT "판결문 내용 검토 단계. 대응 방안 등 논의할 것"..방통위도 대책회의 알려져[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KT의 2세대(2G) 이동통신서비스(PCS) 사업 종료가 연기됐다. 법원이 2G 서비스 사용자들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4G 롱텀에볼루션(LTE) 사업을 위한 주파수 확보를 위해 2G 종료가 불가피했던 KT로서는 발목이 잡힌 셈이다. 7일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조일영)는 KT 2G 가입자 910여명이 "서비스 폐지 승인 처분을 취소하라"며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 들였다. 이에 KT는 당초 오는 8일 0시 예정된 2G 서비스 종료를 할 수 없게 됐다. 재판부는 이날 판결문을 통해 "방통위의 (2G 서비스 종료) 승인 처분으로 인해 PCS 이용가입자 15만9000여명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효력을 정지시킨다고해서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때에 해당하지도 않는다"며 집행정지 가처분 인용 사유를 설명했다.이날 서울행정법원은 오전부터 KT 2G 서비스 종료 승인신청 취소 및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리를 진행했다. 심리에서는 2G 사용자 대리인(원고)과 피고인 방통위 측 변호사가 참석했다. 이해당사자인 KT와 2G 이용자들도 모두 참석한 가운데 논쟁이 벌어졌다. 공방의 핵심은 KT가 당초 예고한 '8일 0시 2G 서비스 종료'에 대한 부당성 여부였다. 2G 사용자 775인(집단소송인)을 대리해 나선 최수진 법무법인 장백 변호사는 법정에서 "KT는 전기통신사업법 제 19조에 명시된 사업폐기 60일 전에 이용자에 알리라는 법 규정에 따라 고지한 사실이 없다"고 지적했다. KT가 방통위로부터 2G 서비스 폐지 승인을 받은 시점(지난달 23일)과 2G 서비스 실제 종료 시점(8일)까지 2주일 남짓 밖에 경과하지 않아 고지기간 준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KT측은 사전 고지 기간을 포함해 충분히 사업자 의무를 다했다는 논리로 맞섰다. KT측 법률 대리인은 "당초 방통위가 승인 폐지 신청서를 지난 9월18일에 접수하면서 이용자보호를 위한 고지기간 60일을 둔 11월18일 이후에 승인 심사를 하겠다고 했다"며 "이 기간을 포함하면 60일을 이미 넘겼다"고 반박했다. 2G 서비스 종료의 당위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KT 변호인단은 이어 "가입자의 1%도 안되는 소수 이용자로 인해 다수가 사용해야 할 LTE 서비스를 못하고 있다"며 "대체재가 있는 상황에서 2G 사용자 11만명이 500만명의 국민이 쓸 수있는 망을 독차지하고 있다"고 언성을 높였다.방통위도 KT측의 반박 논리에 힘을 실었다. 방통위측 변호인 손금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승인 연장을 한 시점부터 60일 이상 이용자 고지를 했다"며 "전기통신사업법상 폐지 날짜의 해석하는 범주가 신청인과 다른 것을 감안해 달라"고 말했다.이해당사자인 2G 이용자들의 법정 발언도 이어졌다. KT 2G 서비스 사용자 중 한 명은 이날 법정 발언을 통해 "제 바람은 네트워크 상에서 유일하게 본인 식별이 가능한 이동전화 고유번호를 지키는 것"이라며 "기업의 이윤을 위해 왜 번호를 뺏겨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발언했다.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LTE 서비스 시작을 늦춰야 하는 KT측 반응은 한마디로 암울하다. KT 관계자는 "재판부 판결문을 놓고 대책회의 중"이라며 "현재 어떤 구체적인 계획 등을 밝힐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피고인인 방통위도 현재 판결에 대한 대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KT는 지난 3월 110만명에 달하는 2G 가입자에서 5월 81만명, 9월 31만명, 11월 15만9000명 등 단계적으로 2G 가입자의 3G 전환을 유도해 왔다. 이에 방통위는 지난달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KT의 2G 서비스 폐지 신청을 승인하기로 의결했다. 방통위는 KT의 2G 서비스 폐지를 승인하며 ▲14일의 유예기간을 둔뒤 서비스 폐지 ▲이용자 불편 최소화 ▲2G 폐지 절차 완료 후 이용자 보호조치 이행실적 보고 등의 조건을 부과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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