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후지필름이 국내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디지털 카메라 시장 진출에 나선다. 후지필름은 23일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한국 법인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 코리아(FEIK)' 설립 간담회를 열고 국내에 카메라 직판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프리미엄급 카메라 'X시리즈'를 간판으로 내세워 3년내 시장점유율 1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그간 업계에서 점치고 있던 후지필름의 국내 법인 설립이 공식화된 것이다. 지금까지 '파인픽스'등 후지필름의 디지털 카메라를 수입 유통해오던 업체는 롯데 계열사인 한국후지필름이었다. 이름은 후지필름이지만 후지필름 본사와는 관계가 없고 지분도 롯데 상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100% 나눠 갖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후지필름이 FEIK 설립으로 국내 카메라 시장을 직접 겨냥하게 된 것이다. 그만큼 국내 시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는 얘기다. 향후 시장점유율도 공격적으로 잡았다. 이 날 간담회에서 임훈 FEIK 부사장은 "3년 안에 시장 점유율 15%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매출액으로 봤을 때 600억 선이다. 현재 우리나라 디지털 카메라 전체 시장 규모는 4000여원이다. 이를 위해 FEIK는 프리미엄급 카메라인 'X시리즈'를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지난 2월 미러리스 카메라 'X100'을 선보인 데 이어 이날 콤팩트 카메라인 'X10'을 공개했으며, 잇달아 렌즈교환이 가능한 미러리스 카메라를 출시할 계획이다. 프리미엄급 라인을 강조하는 것은 삼성전자와의 대결을 피해 가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운영중인 '파인픽스' 브랜드의 주력 제품군인 컴팩트 카메라로는 해당 시장에서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당해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고용광 FEIK 총괄부장은 "국내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이기는 것은 불가능"이라며 "삼성전자가 컴팩트 카메라군에 초점을 맞춘다면 우리는 프리미엄급을 노리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후지필름이 국내 시장에서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예상은 엇갈린다. 올 초 선보인 미러리스 카메라 'X100'은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를 계승한 디자인으로 화제를 불러 모았으나 렌즈를 교환할 수 없다는 점과 160여만원에 달하는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때문에 가시적 판매량을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 이번에 출시된 컴팩트 카메라 'X10'도 74만 9000원으로 가격이 만만치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적극적인 마케팅이 뒷받침된다면 어느 정도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소비자들에게 70만원이 넘는 컴팩트 카메라처럼 높은 가격을 납득시키는 게 가능할지는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김수진 기자 sj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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