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전자책 오히려 남는 장사였네

출판사 순익 양장본보다 더 높아…통신3사 가세 주도권 다툼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종이책 보다 50%에 가까운 가격으로 판매되는 전자책의 등장으로 출판사들이 순익 감소를 우려하고 있지만 미국 시장에서의 실제 결과는 그 반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익저하를 이유로 전자책 출판에 소극적인 국내 업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런 가운데 통신 3사가 전자책 시장에 적극 뛰어 들어 국내 시장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전자책 등장으로 인한 순익 감소 우려는 기우=2일 시장조사기관 스트라타베이스에 따르면 하드커버 종이책 가격에 비해 전자책 판매 가격은 절반에 불과하지만 출판사가 얻는 순익은 오히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전자책을 값싸게 판매할 경우 순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출판사들의 우려가 정 반대였던 것이다. 전자책이 활성화된 미국 시장의 경우 하드커버를 기준으로 한 종이책은 26달러 수준에 판매된다. 이 중 유통사 마진은 약 13달러, 작가에게 주어지는 로열티는 3.9달러, 인쇄 및 배급에 사용되는 금액은 3.25달러 정도다. 남은 돈은 출판사의 순익으로 5.85달러가 책 1권당 순익으로 남는다. 같은 책을 전자책으로 판매할 경우 50% 저렴한 12.99달러에 판매된다. 미국내 전자책의 유통 비용은 판매가격의 약 30%로 3.9달러에 불과하다. 작가 로열티는 종이책 보다 저렴한 2.27달러가 지급된다. 인쇄나 배급 과정이 필요 없는 대신 종이책 원고를 전자책으로 변환하는 비용과 디지털저작권보호장치(DRM) 등을 적용하는데 약 0.9 달러가 든다. 이 모든 비용을 제외한 출판사의 순익은 5.92달러에 달한다. 종이책보다 전자책이 절반에 가까운 가격에 판매되지만 오히려 수익이 높거나 거의 같은 수준인 셈이다. 해외의 경우 출판사들의 전자책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스트라타베이스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1350여개 출판사 중 전자책을 출판하는 회사는 62%에 달한다. ◆통신3사 가세로 국내 전자책 시장 경쟁 본격화=반면 국내 시장은 아직도 전자책이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출판사들이 수익 저하를 이유로 소극적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시장에서 드러난 것처럼 순익감소가 기우에 그침에 따라 전자책 시장이 다시 꿈틀거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통신 3사가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전자책 시장이 주목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자책 시장은 연간 400억원 규모로 오는 2013년이 되면 15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T스토어'내에 전자책 카테고리를 만들고 전자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총 4만종의 콘텐츠가 제공되며 하루 20만건 이상의 다운로드가 이뤄진다. 기존 도서 유통채널인 교보문고, 인터파크, 예스24, 북큐브가 모두 참여하다 보니 국내서 제공되는 콘텐츠는 대부분 이용할 수 있다. 출판사들이 직접 입점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일부 전자책은 종이책과 동시에 출간되기도 한다. KT는 '올레e북'을 통해 전자책 사업을 진행중이다. 올레e북은 업체들이 자유롭게 콘텐츠를 사고 판다. LG유플러스는 한글과컴퓨터와의 제휴로 전자책 뷰어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전자책 콘텐츠 유통에 나섰다. LG유플러스 역시 인터파크, 예스24, 알라딘 등과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출판사들의 경우 전자책 시장의 잠재력은 인정하지만 저자가 직접 출판에 나서는 1인 출판시대를 경계하고 있다"며 "최근 통신 3사가 전자책 시장을 플랫폼 사업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어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기존 전자책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통신 3사의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명진규 기자 ae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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