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되는 수동변속기車

중고 시장 비중 5%.. 자동변속기에 비해 감가율 더 커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최근 SM3 구입을 위해 르노삼성 영업소를 찾은 A씨는 영업사원의 권유에 따라 자동변속 모델을 선택하기로 결정했다. 이 영업사원은 수동변속기 선택을 고민하는 A씨에게 운전 성향 등을 물어본 후 "중고차 값을 생각하면 자동변속 모델을 고르는 게 더 낫다"고 조언했다. 수동변속기 차량이 향후 중고차 시장에 내놓기도 어렵다는 이유를 덧붙인 것이다. 11일 중고차 업계에 따르면 수동변속기 모델이 신차 시장 뿐 아니라 중고차 시장에서도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중고차 매물 가운데 수동변속기 장착 차량의 비중은 5%에도 미치지 못했다. 중고차 매매업체인 SK엔카에 따르면 2006년식 자동변속기 장착 쏘나타 매물은 672대에 달한 반면, 수동 쏘나타 매물은 1건에 불과했다. 2008년식 로체 이노베이션 역시 '오토' 차량이 206건을 기록했지만 수동차는 4건이 등록됐다. 수동변속기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소형차도 상황은 비슷해 2006년식 베르나의 경우 등록건수는 각각 35건과 3건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중고차를 찾는 고객 중 상당수는 저렴한 가격과 높은 연비를 충족할 목적을 갖고 있어 '수동'차량 선호 비중이 신차시장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과는 정반대다. '오토' 차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비가 좋은 수동차량은 철저히 소외됐다. SK엔카 관계자는 "신차 시장에서 수동변속기 장착 차량의 판매 비중이 워낙 높은 것도 있지만 중고차시장에서 수동차는 기피 대상"이라고 밝혔다. 국내 최대 중고차 매매조합인 서울자동차매매조합 관계자는 "수동차량은 찾는 고객이 드물어 일단 매입할 경우 악성재고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오히려 유지비용이 더 많이 든다"고 언급했다. 수동변속기 장착 신차를 구매한 고객이 중고차 시장에 내놓기 위해서는 결국 가격을 크게 낮출 수밖에 없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수동변속기 장착 모델) 매물이 드물어 시세 형성도 어렵다"면서 "현재 온라인 등에 나온 매물 가격 보다 낮게 형성돼 있다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수동과 자동변속기 중고차 매물의 감가율은 큰 차이를 보인다. 2006년식 베르나 1.5VGT 디젤 모델 가운데 자동변속기 장착 모델은 133%인 반면, 수동변속기 차량은 160%를 웃돈다. 감가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차량 가격이 저평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동변속기 인기가 상대적으로 높을 것 같은 소형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008년형 프라이드 1.4DOHC 오토의 감가율은 47%지만 수동모델은 67%에 달했다.최일권 기자 ig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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