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독실한 무슬림 소녀 카하야는 어릴 때 헤어진 아버지를 찾기 위해 낡은 사진 한 장과 주소만을 들고 자카르타를 향해 긴 기차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카하야가 마주한 현실은 그토록 만나기를 꿈꿨던 아버지 이푸이가 긴 머리 가발에 하이힐을 신은 차림새로 도로변에서 지나가는 남자들에게 몸을 파는 광경이다. 게다가 이푸이는 십 수 년 만에 만난 친딸에게도 반가운 기색은커녕 “양육비는 충분히 대 주었으니 돌아가라”며 냉담한 태도를 보이는데, 카하야의 새로운 비밀이 밝혀지며 이 기묘한 부녀 관계는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한다. 과연 카하야의 새하얀 히잡과 이푸이의 새빨간 스팽글 원피스의 차이만큼이나 이질적인 두 사람은 서로의 존재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관람 포인트: 어릴 때 헤어진 부모를 찾으려는 아들딸의 험난한 여정은 고대의 신화에서부터 현대의 드라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변주되는 소재다. 트랜스젠더 아버지를 등장시켰다는 면에서는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와 비슷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하지만, <사랑스런 남자>는 조금의 판타지도 용납하지 않고 인도네시아라는 사회의 문화적 특성과 씁쓸한 현실을 고스란히 영화에 녹여낸다. 그러나 자신의 기대와 너무나 다른 모습의 아버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카하야와, 두 번 다시 만나기 힘들 딸에게 거칠지만 진정 어린 충고를 남기는 이푸이는 작품을 관통하는 따뜻한 힘을 보여준다. 사랑스런 남자의 사랑스러움 지수 ★★★아무리 화려한 화장을 하고 교태를 부려도 건장한 남자의 골격을 감출 수 없는 이푸이, 하지만 영화의 후반으로 갈수록 제목의 의미가 가슴에 와 닿는다. 사진제공. 부산국제영화제<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최지은 five@<ⓒ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매거진팀 글. 최지은 five@ⓒ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