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역시 문제는 유럽이었다. 유럽 금융권의 '달러 가뭄'을 해소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공조에 나선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연일 '팔자'에 몰두하던 외국인 투자자가 '사자' 우위로 돌아선 것. 16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3.72% 급등했다. 투신, 연기금 등 주요 기관 투자자(6130억원)와 우정사업본부를 비롯한 기타 주체(4060억원)의 매수 규모가 컸고 외국인도 모처럼 840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외국인은 지난 2일부터 8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한 바 있다. 간밤 유럽중앙은행(ECB)이 영국, 일본, 미국, 스위스 등 각국 중앙은행과 공조해 유럽 금융권을 대상으로 3개월 만기 긴급 대출에 나서겠다고 발표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심리를 되살렸다. 최근 외국인의 한국, 대만, 인도네시아 등 신흥 아시아 증시 매도는 유럽 금융권의 자금 경색에서 기인한 측면이 컸기 때문이다. 장화탁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중앙은행의 이번 조치에 대해 "유럽 금융기관들이 달러를 조달하지 못해 파산하거나 달러 자금조달이 어려워 해외 자산을 매각하면서 나타날 혼란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동안 상대적으로 안정됐던 신흥국 외환시장이 이번 주 들어 달러화 유동성 경색의 영향으로 불안한 흐름을 보인 시점에 조치가 취해졌다는 점이 특히 의미 있다"고 진단했다.이번 주 들어 4개월여 만에 1110원 선을 넘어섰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5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 전날 보다 3.9원(0.35%) 내린 1112.5원에 거래를 마쳤다.이처럼 유럽 재정위기의 진행상황과 각국 정부의 정책 공조에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 동향이 좌우되는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기침체 논란과 유럽 재정위기가 지배했던 8월 증시와 달리 9월 증시에서는 '유럽발 뉴스'의 영향력이 높아졌다.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매동향과 미국 증시 간의 상관관계가 약화되고 있다"며 "지난 8일 이후 4거래일 가운데 절반은 미국 증시 상승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했다"고 진단했다.그는 "일부 유럽 국가들의 재정이슈가 금융기관들의 유동성 부족 우려로 전이되면서 외국인 자금 이탈과 이머징 아시아 국가들의 환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유럽사태의 위기강도와 해결 가능성 여부에 따라 큰 폭의 변동성 장세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곽병렬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정책변수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작용하면서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며 "하지만 다음 주 미국 FOMC회의(20~21일)와 G20 재무장관 회담(22일)등이 예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감이 한껏 높아져 있는 상황에서 각국의 수장들이 원론적인 결론만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고 이들이 내놓은 정책에 대해서도 해석이 분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솔 기자 pinetree19@<ⓒ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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