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올해 '인플레이션 소방수' 역할을 자처하면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감행했던 유럽중앙은행(ECB)이 두 달 연속 금리동결을 결정, 정책선회에 나서는 모습이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ECB는 이날 기준금리 1.5%를 유지한다고 밝히는 한편, 향후 채무 위기가 악화될 경우 인하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금리 동결은 그리스, 이탈리아 구제금융 지원이 답보 상태에 있고, 기타 유로존과 함께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금리 인상과 더불어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가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인테사 상파올로의 파올라 마멜리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앞으로 몇 분기 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지속해 나갈 가능성이 가장 높다"면서 "최근 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돼 있기 때문에 ECB는 정책적 유연성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인플레이션 위험을 거론하던 트리셰 총재의 정책 기조 선회는 유로존 재정위기와 둔화되고 있는 유로권 경제성장률 때문이다. 올 1ㆍ4분기 0.8%를 기록한 유로권 경제성장률은 2ㆍ4분기 들어 0.2%로 급락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물가상승 위험성보다 더 위중하다"며 ECB를 우회 압박하고 나선 것도 트리셰 총재의 정책 방향을 바꾼 요인으로 꼽힌다. 김현정 기자 alpha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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