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왕' 혼다의 날개 없는 추락

총 226만대에 이르는 대대적인 리콜에 돌입한 혼다 시빅.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판매량 극감에 이어 리콜과 혹평까지 일본 혼다의 추락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6일(현지시간) 미국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혼다는 최근 컨슈머리포트가 발표한 평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논란을 낳고 있다. 존 멘델 미국혼다 부사장은 미국 전역의 혼다 대리점에 이메일을 보내 "시빅보다 더 좋은 소형차는 없다"며 외부 평가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앞서 미국 자동차 업계에서 영향력을 자랑하는 컨슈머리포트는 소형 자동차 평가에서 혼다 시빅을 혹평하면서 현대 아반떼(수출명 엘란트라)를 호평했다. 컨슈머리포트는 시빅에 대해 "구형에 비해 둔하고 내부 사향이 뒤떨어진다"며 평점 61점 매겼다. 미국에서 팔리는 소형차 12개 차종 가운데 시빅보다 낮은 평가를 받은 것은 폭스바겐의 제타 뿐이었다.이에 대해 혼다측은 "테스트 결과에 불복한다"고 했지만 가뜩이나 판매 저조로 신음하는 상황은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혼다는 지난 5월 미국 시장 월별 판매에서 현대ㆍ기아차에 처음 역전 당한 후 6월과 7월 그 격차가 2만대 이상 벌어지면서 연간 판매량에서 6위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혹평에 이어 이번에는 리콜까지 겹쳤다. 혼다는 미국과 중국 시장에 출시한 어코드 등 총 226만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컴퓨터 프로그램 문제로 엔진 시동이 안 걸리거나 사이드 브레이크를 걸지 않으면 경사로에서 움직일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사실 혼다의 리콜은 이 뿐만이 아니다. 국내에서는 지난 달 31일 시빅 888대가 리콜에 들어갔으며 해외에서도 시빅, 크로스로드 등 3차종 15만대가 리콜을 실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브랜드에 비해 혼다의 리콜은 매우 잦은 편"이라며 '리콜왕' 혼다의 품질 문제를 꼬집었다.국내에서도 상황은 녹록치 않다. 7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2027대로 전년 동기 대비 40% 가까이 떨어지면서 최악의 해를 보내고 있다. 특히 그동안 혼다 실적을 이끌었던 어코드가 참패를 거듭하면서 '한물 갔다'는 평가까지 듣고 있다. 어코드는 2008년 국내 시장에서 연간 6785대가 판매됐으나 올 들어 7월까지 누적 판매가 1371대에 그쳤다.최근에는 판매망이 와해되면서 향후 전망이 더욱 어두운 실정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국산차와 비교해 혼다는 차별성이 크게 떨어져 구매력이 다른 일본차보다 낮다"며 "중고차 시장에서도 비인기 매몰로 분류되는 등 날개 없는 추락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정일 기자 jay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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