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인수戰에 활동중인 '이중스파이' 논란

전직 하이닉스 고위임원 SKT에서 프레젠테이션 후 STX에서 컨설팅 지원..불공정 논란도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 채명석 기자, 명진규 기자]하이닉스 인수를 위해 SK텔레콤과 STX의 예비실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하이닉스 전직 고위임원이 STX를 위해 컨설팅을 해 주고 있어 논란이 일 전망이다.이 임원은 하이닉스 최고위 경영진 중 한 명인 C씨로 현재 반도체관련 컨설팅 업체를 운영 중이지만 퇴직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하이닉스의 내부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어 불공정 게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4일 IB업계에 따르면 C씨는 하이닉스 인수전 초기 SK텔레콤과 접촉해 인수관련 프레젠테이젼을 실시한 후 현재는 STX쪽에 인수관련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IB업계의 관계자는 "현재 STX는 하이닉스 인수를 위한 연구팀을 두고 외부 용역을 줘 다수의 전문가들로부터 조언을 받고 있는데 이 전문가집단에 C씨가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STX 연구팀에는 C씨 이외에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출신 인사도 포함돼 있지만 불과 수개월 전까지 하이닉스 고위층에 있었던 C씨의 분석과 조언이 주효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SK텔레콤도 C씨로부터 인수전에 뛰어들기 전에는 조언을 받았지만 이후 상도의상 추가적인 접촉을 하거나 컨설팅 용역을 주지는 않았다고 밝혔다.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인수를 통한 기대효과와 반도체업계에서 하이닉스의 정확한 위치 등을 판단하기 위해 관련 전문가들을 만나는 차원에서 잠시 의견을 들었지만 이후 접촉하지 않고 있으며 인수합병이 마무리되기 전 반도체 전문가 영입계획도 없다"고 말했다.M&A업계에서는 C씨의 하이닉스 인수전 개입이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더라도 우선협상자 대상선정과정이나 최종 인수 후에도 불공정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최근 대한통운 인수전 당시에도 롯데그룹은 계열사인 롯데정보통신이 대한통운의 통합물류전산시스템 개발 작업에 참여하면서 대한통운 내부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불공정 경쟁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CJ는 자문사인 삼성증권이 포스코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 막판에 뛰어든 삼성SDS와 같은 그룹계열이라는 사실을 들어 정보유출 가능성을 제기했었다.C씨의 개입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최종 인수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본실사 후 최종인수가격을 채권단과 협상을 해야 하는데 전직 고위임원이 실사로 들어나지 않을 수 있는 내부정보를 제공할 경우 채권단의 가격협상주도권이 약화될 수 있다.인수 확정 후에도 조직간 화합에도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인적ㆍ물적자원은 물론, 내부 조직 약점까지 파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사적감정이 담길 경우 통합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반도체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이닉스반도체는 현대전자에서 출발해 LG반도체를 인수했고 이후 다시 채권단 관리체제로 들어가면서 내부 인적구조가 단순하지 않다"며 "이 모든 것을 마찰없이 통합하기 위해서는 전직 고위임원의 개입은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박성호 기자 vicman1203@채명석 기자 oricms@명진규 기자 ae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박성호 기자 vicman1203@<ⓒ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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