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운, 허리 무너진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중소 해운사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폐업 신청이 잇따르며 한국 해운의 '허리'가 휘청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 운임, 저 물량의 이중고를 겪어온 중소 해운사들이 오랜 체력싸움을 견디다 못해 결국 백기를 들고 있는 것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회생절차를 신청한 해운사는 대한해운, 삼호해운, 양해해운, 조성해운 등 총 4개사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부터 현재까지 회생절차를 신청한 해운사는 이들 4개사를 포함해 삼선로직스, 티피씨코리아, 대우로지스틱스, 봉신, 세림오션쉬핑 등 총 9개사로 늘어났다.이 중 대한해운은 국내 4위 규모의 대형 해운사, 양해해운은 컨테이너선사 최초 사례라는 점에서 더욱 시사점이 크다. 그간 금융위기 여파로 기업회생절차 또는 폐업을 신청한 사례는 벌크선 부문을 영위하는 중소 해운사에 국한됐기 때문이다. 올 들어 신생, 중소 벌크선사의 범위를 벗어나 중견, 대형 해운사로 확대되는 모습이다.특히 회생절차를 신청하는 해운사들이 잇따르며 이들 업체와 '용대선 체인(빌린 배를 타 해운사에 대선해주는 다단계식 형태)' 관계로 얽혀있는 타 해운사에도 불똥이 튀고 있어, 연쇄적 파급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올 6월말을 기준으로 한국선주협회에 등록된 회원사는 전년 동기 대비 13개사 줄어든 181개사로 집계됐다. 대보해운, 대원마리타임, 선우상선, 오션마리타임 등 13개 해운사가 폐업, 합병 등으로 협회를 탈퇴했다.최근 해운시황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업계의 우려를 낳고 있다. 시황이 회복되지 않는 한 체력싸움에 지친 해운사들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중소해운사 고위관계자는 "시황이 좋지 않은데다 고유가 부담까지 겹쳐 중소 해운사, 특히 벌크선 사업을 위주로 하는 해운사들이 어려움에 처해있다"며 "현 시황이 지속될 경우, 연내 2~3곳은 더 쓰러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라고 언급했다.벌크선 운임지수(BDI)는 지난 8일 1449포인트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5%가량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올해 평균 BDI는 금융위기 직후 수준인 1380포인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조슬기나 기자 seu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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