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자작곡만을 담은 스페셜 앨범을 만드는 게 꿈”

아이유 데뷔 1004일 기념 팬미팅

아이유 데뷔 1004일 기념 팬미팅. 지난 18일 서울 광진구 AX-KOREA에서 진행된 아이유 팬미팅의 공식 명칭이다. 굳이 1004일째를 고른 게 조금은 오글거릴 수 있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천사라는 단어가 아니라 3년여에 달하는 제법 길게 누적된 시간이다. 지난해 말, ‘좋은 날’의 메가히트와 함께 소위 대세론을 이어온 아이유지만 약 1년 전에는 ‘아이유 위주로 갑시다’로 대표되는, 알만 한 사람만 아는 마니아 팬덤의 주인공이었고, 그보다 전에는 무명씨에 가까운 채널V의 VJ였던 적도 있다. 다시 말해 이번 팬미팅은 대세이자 CF 여왕 아이유를 위한 행사이기 이전에 1000일이 넘게 충실히 커리어를 쌓아온 가수와 그런 그를 지지해온 팬들의 조금 늦은 만남이다.<H3>대중가수로서 본분을 잊지 않는 아이유</H3>
팬미팅 이전에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3집 미니앨범을 내면서 다른 분야에서 인사를 많이 드렸다. 그럴 때에도 항상 일단 무대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지키려 한다”고 답한 아이유의 다짐은 그래서 중요하다. 지난 1004일의 시간 중 자신만의 ‘좋은 날’로 “‘좋은 날’로 순위 프로그램 첫 1위를 차지한 날”과 “코린 베일리 래와의 듀엣 무대”를 꼽는 이 가수는 적어도 지금의 자신을 만든 뿌리가 무엇인지 잊지 않고 있다. 뜬구름 잡는 진정성 이야기가 아니다. SBS <인기가요> MC를 맡고 SBS <일요일이 좋다> ‘영웅호걸’, ‘김연아의 키스 & 크라이’ 등에 출연하는 중에도 자작곡 ‘내 손을 잡아’로 MBC <최고의 사랑> OST에 참여해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외연을 넓혀가는 건 명민한 선택이다. 또 이에 대한 “작년까지만 해도 가사에서 나만의 이야기를 많이 쓰고 싶어 했는데 <최고의 사랑> OST 작업을 하며 사람들이 많이 공감하는 노래를 쓰고 싶어졌다”는 자평에서도 뚜렷한 정체성과 대중가수로서의 좋은 감을 가늠할 수 있다.<H3>“자작곡만을 담은 스페셜 앨범을 만드는 게 꿈”</H3>
팬미팅에서 여전히 ‘아이유 위주로 갑시다’라는 현수막을 들고, “팬카페 응원 점수가 17위였을 때부터 최근 10위권에 오르는”(아이유) 시간까지 그를 응원하던 팬들은 이처럼 초심을 지키며 성장해온 시간의 증인인 셈이다. ‘좋은 날’ 오프닝과 팬과의 Q&A, 케이크 커팅 등 너무 정석적인 구성에도 불구하고 이번 팬미팅이 아이유의 커리어 안에서 실팍한 지점으로 기억될만한 건 그 때문이다. 인기 아이돌의 노래에 떼창을 부르는 팬들은 어디에나 많다. MC를 맡은 박지선이 “군부대 같다”고 할 정도의 박력으로 ‘아직 모르는 척, 기억 안 나는 척’ 중 ‘척’만 절도 있게 외치는 건 한 두 번의 합으로 가능한 게 아니지만 이 역시 특별한 건 아니다. 하지만 아직 십대인 그에게 가수라서 좋았던 순간에 대해, 가수로서 앞으로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해 묻는 팬들, 이에 “자작곡만을 담은 스페셜 앨범을 만드는 게 꿈”이라 답하는 교감은, 범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지금 더욱 소중하게 다뤄야 할 것이다. 수많은 대세가 피고 지는 부침 심한 연예계에서, 그가 앞으로 1004일이 더 지난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많은 걸 이뤘음에도 아직 가능성에 방점이 찍히는 이 어린 가수가 흐뭇한 모습으로 성장하기 위해서.<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위근우 기자 eight@10 아시아 사진. 이진혁 eleven@<ⓒ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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