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국무회의에서 내수시장 확대 방안을 찾아보라고 각 부처 장관들에게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수출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내수시장이 작아 서민들의 체감 경기가 어렵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달 안에 내수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내수경기가 살아나야 서민의 형편도 펴진다는 이 대통령의 지적은 옳다. 수출경기는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내수가 침체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내수를 살려내는 것이 양극화와 같은 핵심 과제를 푸는 열쇠임을 경제장관들이 모를 리 없다. 그동안에도 이런저런 방안을 동원했다. 친서민 정책을 앞세웠고 중소기업과의 상생도 외쳤다. 부동산 규제도 풀어 젖혔다. 하지만 내수는 요지부동이다. 수출경기와의 격차는 오히려 깊어졌다.고민은 여기에 있다. 경제가 회복됐다는데 왜 중소기업은 아우성이고 서민은 고통스러운가. 구조적 요인이 얽혀 있다. 수십년 이어진 수출 드라이브 정책으로 수출 대기업의 경쟁력은 높아졌고 수출의존도는 절대적 수준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대기업은 돈을 쌓아 놓고도 투자를 망설인다. 기업은 성장해도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는다. 작은 내수시장에서 기득권을 지키려는 저항은 거세다.요즘 들어 경제 상황은 한층 복잡해졌다. 내수만이 문제가 아니다. 경제지표 전반에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 4월 광공업 생산은 전달보다 1.5% 감소했다. 경기 선행지수와 동행지수도 함께 하락했다. 소비와 투자도 감소했다. 소비자 물가는 5월에 다시 4.1%가 올랐다. 경기는 주춤해졌는데 물가는 뛰고 있다. 내수 회복은커녕 찬물을 끼얹는 형국이다.이런 상황에서 대책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경기를 살리려면 돈을 풀고 금리를 내리는 것이 교과서적 처방이나 지금은 오히려 돈줄을 조이고 금리를 올려야 할 상황이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각 부처가 경기 띄우기 대책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 내년 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부양책을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인위적 경기부양은 물가를 끌어올리고 경제구조를 왜곡시켜 결국 서민의 고통으로 이어진다. 긴 안목과 절제된 대책이 필요하다. 기업의 투자를 이끌고 과감한 규제개혁으로 시장의 활력을 불러와야 한다. 핵심은 물가안정과 일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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