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우체국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전화를 이용한 금융사기)이 이번에는 우체국 현직 직원의 실명까지 등장해 주의가 필요하다. 우정사업본부 서울체신청(청장 이계순)에 따르면 서울방배동우체국에 근무하는 김영숙 대리는 13일 오전 10시 농협 양재지점이라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오수만'이라는 사람이 돈을 찾으러 왔는데 시킨 적이 있느냐는 전화였다. 농협에 계좌를 개설한 적도, 누구에게 출금을 부탁한 적도 없다고 하자, 상대방은 경찰청 콜센터를 연결해주겠다고 했다. 잠시 후 연결 신호음이 들리고 자신을 '이정현' 형사과장이라고 밝힌 남자가 주민등록증을 분실하지 않았는지 물어보고 신용정보가 노출된 것 같다는 이야기를 늘어놓았다.보이스피싱임을 직감한 김영숙 대리가 농협 양재지점의 주소와 어떻게 농협에서 경찰청으로 전화가 바로 연결되는지 등을 따져 묻자 상대방은 전화를 끊었다. 다시 발신번호(02-6330-2101)로 전화하자 없는 번호라는 안내말이 나왔다.서울체신청은 사례에 등장한 '오수만'은 현재 양재동우체국에 근무하는 직원이며, '이정현'은 바로 김영숙 대리와 함께 방배동우체국에 근무하는 직원 이름이라고 밝혔다.또한 김영숙 대리의 주민등록번호와 집주소도 알고 있었으며 전화 배경음으로 금융기관에서 고객에게 순서를 알릴 때 쓰는 '딩동'소리가 계속해서 들리는 등 사기수법도 정교했다고 한다.권오상 서울체신청 금융검사과장은 "홈페이지에 개시된 우체국 직원 정보를 악용한 것 같다"라며 "계좌번호나 비밀번호를 묻거나, 안전한 계좌에 보관해주겠다는 것은 모두 사기전화이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이경호 기자 gung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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