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의 선택, 금·석유는 ‘no thanks’...IT주는 ‘good’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금·석유 등 상품보다 생산적인 자산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동안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기술(IT)주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판단을 내렸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주주총회에서 “현명한 사람은 상품에 대한 ‘투기’보다 생산적인 자산에 대한 ‘투자’를 통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버핏 회장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금값이 이미 크게 상승했는데 금에 투자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했다. 상투를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버핏 회장은 석유에 대해서도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한 투자를 선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버핏 회장은 상품 투자를 피해왔다. 그는 "금ㆍ석유ㆍ미술품 투자의 경우 이들 상품에 대한 다른 투자자들의 가치 판단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된다"면서 "따라서 이는 투자와 전혀 별개 범주에 속한다"고 지적해 왔다.버핏 회장은 "세계의 금을 한 데 모으면 8514㎥ 정도"라면서 "이렇게 모아봐야 어루만지거나 쳐다보기밖에 더 하겠는가"라고 지적해 왔다. 금 투자는 자산 가격에 투자하는 것이지 자산의 생산성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버핏 회장은 "제품을 만들어내는 기업의 주식이나 곡물 생산이 가능한 농지 등 생산적인 자산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반면 버핏 회장은 기존의 입장과 달리 IT업종에 투자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버핏 회장은 “50년을 더 살 수 있다면 어느 업종에 투자하겠냐”는 질문에 기술기업과 에너지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버핏 회장이 정보기술(IT) 기업보다 굴뚝 산업, 금융산업, 소비재산업을 선호해왔다. 지난 2000년 초 IT붐이 발생했을 당시에도 IT주를 멀리했었다.최근 SNS업체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투자 열풍은 지난 2000년 초 IT버블과 맞먹을 정도다. 그러나 버핏 회장은 “SNS 기업들의 적정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면서 “대부분 매우 고평가 돼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 열풍이 지나가면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이 몇 개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달러는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버핏 회장은 “달러 약세는 분명하며 문제는 속도”라고 지적했다. 버핏 회장은 지난 3월 인도를 방문하 자리에서 “달러 표시 장기 채권에 투자하지 말라”면서 “달러가 현재 수준의 구매력을 5년, 10년, 20년 후에도 유지할 것으로 보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그러나 버핏 회장은 “달러에 매도 포지션을 설정하지 않았다”면서 “외환시장에 투자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또한 버핏 회장은 버크셔가 막대한 현금을 쌓아놓고 투자에 나서고 있지 않다는 주주들의 비판에 대해서 “유보 현금은 대부분 미 국채에 투자했다”고 말했다. 안전자산으로서 미 국채를 언급한 것으로서 여전히 미국 정부를 신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와 관련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강등한 것에 대해 버핏 회장은 “미국이 자체 통화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한 재정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 민주·공화 양당이 정부부채 한도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조해수 기자 chs90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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