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과 의리' 중시···참여형 사회공헌활동 뿌리 박아
김승연 한화 회장이 협력사 대표와 격의없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빨리 가려면 혼자가도 되지만,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합니다. 내년은 한화 설립 60주년 되는 해입니다. 60주년 '새로운 세대'를 준비하는 한화에게 협력사 여러분들은 동반자이자 가장 든든한 후원자입니다."김승연 한화 회장은 지난 1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동반성장을 위한 협력사 초청 음악회 행사 리셉션에서 "올해는 회장 취임 30주년이 되는 해"라며 "한화가 발전을 거듭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협력사 덕분"이라며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한화는 지난 2000년부터 12년동안 교향악 축제를 후원하며 메세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국 교향악단과 실력있는 연주자를 초청해 신선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덕에 교향악 축제는 클래식 마니아들이 놓쳐서는 안될 대표 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김승연 회장은 올해 교향악 축제를 열기 전 특별히 당부했다. 한화가 후원하는 문화행사에 협력사들을 초청해 동반성장의 의미를 되새겨보자는 뜻을 전한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협력사 50곳 대표와 임직원 150명이 참석했다. 곳곳에는 백발이 성성한 사장들이 눈에 띄어 한화와의 긴 우정을 짐작케했다. 이 자리에는 한화 '40년지기' 홍기석 보성산업공사 대표도 자리했다. 보성산업공사는 한화에 왁스코팅지와 종이상자를 납품하는 회사다. 지난 1969년때 한화와 처음 인연을 맺은 뒤 동고동락하며 회사를 성장시켜왔다. 홍 대표는 "1969년 한화 화약(당시 한국화약)이 수출용 파티파파(결혼식용 축포)를 처음 개발했는데, 폭약을 넣는 종이용기가 없어 우리가 만들게 됐다"며 "긴 수작업 끝에 개발에 성공하고 수출길이 트여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다른 거래업체가 2배 이상의 가격으로 납품 제의를 하더라도 한화와의 관계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며 웃으며 말했다. 이날 김 회장은 협력사 대표들과 격의없이 대화를 나두고 그들의 고충을 경청하는 한편 일일이 악수를 청하며 격려했다. 단순한 사업관계를 넘어 한 가족처럼 따뜻한 관계를 이어가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김승연 회장(왼쪽)이 협력사 직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김 회장은 틈틈이 협력회사를 직접 찾아 소통 경영을 하고 있다. 협력업체 직원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현장에서 해결할 수 있는 건에 대해서는 즉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공장부지 매입과 건물 신축용도로 엔화차입을 했지만, 환율급등으로 인해 이자상환 비용이 증가하는 등 자금난을 겪고 있는 협력사 제일정밀을 찾아 차입금 증가분에 대해 무이자 무보증 융자를 지원하기도 했다. 제일정밀㈜ 역시 한화의 오랜 지기(知己)로 1988년부터 산업용 화약 뇌관용 알루미늄 관체를 생산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2009년부터 1000여개 중소 협력사와 '상생협력 기반 조성과 자율적 공정거래 질서 확립을 위한 협약식'을 체결하고, 1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펀드를 조성했다. 중소기업의 중요 현안인 결제대금지급의 현금비율을 최대 100%까지 확대하고 결제기간도 대폭 단축했다.또 공정거래를 위한 계약체결, 협력업체 선정과 운용에 있어서 공정성과 적정성의 기준을 철저히 준수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했다. 연구개발과 기술지원, 인력과 교육지원 외 원부자재 구매대행 서비스, 경영 닥터제 운영 및 법무상담 등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도 수행하고 있다.아울러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사회 공헌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002년 창립 50주년을 맞아 사회공헌을 위한 전담 조직을 꾸렸고, 2007년 10월 창립55주년을 기념해 사회봉사단을 창단했다.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한 기금에 회사가 추가로 기부하는 '매칭그랜트제도'와 임직원들이 언제라도 소외된 이웃을 찾아 자원봉사를 할 수 있도록 '유급자원봉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전국 70여 개의 각 사업장에 2003년부터 사회공헌 담당자를 두고, 매 분기별 운영위원회 운영을 통해 조직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방위산업체로 성장한 한화가 천안함 유가족을 채용한 일화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지난해 4월 천안함 승조원 유가족을 그룹 계열사에 우선 채용하겠다고 밝힌 뒤 꼬박 일년이 지난 지금, 한화는 약속을 조용히 지키고 있다. '신용과 의리'를 중시하는 김 회장의 뜻에 따라 한화 측은 올해도 취업을 원하는 유가족과 희망 근무 지역 등을 협의하고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저개발 빈곤지역 지원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아프리카 중동부 우간다의 수도 캄팔라에서 동쪽으로 250Km 떨어진 카총카(kachonga)지역에 위치한 무야구 초등학교에 교실 7칸, 위생화장실 5칸과 교사숙소, 교무실을 건축하는 교육환경 개선 사업을 펼쳤다. 또 일본 대지진으로 전력망이 파괴된 아오모리, 이와테, 미야기, 후쿠시마 등지의 8개 초등학교에는 약 5억5000만원(4000만엔)을 들여 한화솔라원의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공급할 계획이다.
한화사회봉사단 김상일 차장이 리차드 와야 부탈레자 주 주지사와 무야구 초등학교 히게이 이사 교장에게 이양증서를 전달하는 모습.
서소정 기자 ss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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