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등급을 체르노빌과 동급인 7등급으로 격상했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체르노빌만큼 심각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다만 체르노빌과 달리 후쿠시마 원전이 연안에 위치해있다는 것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대기와 토양 뿐 아니라 바다까지 심각하게 오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급을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중 최고 단계인 7등급으로 두 단계 올리면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갑자기 크게 악화된 것이 아니냐는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그러나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체르노빌만큼 심각하지 않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핵 전문가들은 같은 7등급이지만 사고 규모는 체르노빌보다 작을 것이라는 일본 정부의 주장에 공감을 표시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11일 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이 가동을 멈춘 후 유출된 방사성 물질량이 체르노빌의 10% 정도라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는 두 가지의 큰 차이점이 있으며 이 때문에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체르노빌만큼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첫번째는 체르노빌 원전이 후쿠시마와 달리 엄청난 폭발을 일으켰고 핵물질은 대기를 타고 9km 날아갔으며, 낙진은 원전이 위치한 우크라이나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도달했다. 사고 원전에서 2000km 떨어진 북웨일즈에서는 사고 발생 2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반감기가 긴 방사성 물질 오염으로 농사를 제한하고 있는 것은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두 번째는 사고 직후 인근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내린 조치다. 일본 당국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인근 주민과 원전 근무인력이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 조치를 내렸다. 영국 포츠머스대학교의 짐 스미스 환경물리학 교수는 "주민을 피난시키고 요오드화칼륨을 배급하고 식품 출하를 금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일본 당국은 후쿠시마 사고에 따른 심각한 건강 문제를 막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는 사고가 발생한지 48시간이 흐르도록 현지 주민을 대피시키지 않았던 체르노빌 사고와 대조적"이라면서 "체르노빌 사고로 원자로 온도가 올라갔을 때도 아이들은 야외에서 놀고 있었으며, 요오드화칼륨은 배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고 발생 후 몇 주 동안 사람들은 방사성 요오드에 심각하게 오염된 잎사귀 채소와 우유를 계속 섭취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체르노빌 사고 당시 발생한 엄청난 폭발로 2명이 사망했으며 사고 직후 주민 보호를 위한 대응을 적절히 하지 못한 탓에 몇달만에 방사선에 피복된 주민 28명이 사망했다. 반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아직까지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체르노빌과 달리 후쿠시마 원전이 연안에 위치해 대기와 토양 뿐 아니라 바다까지 심각하게 오염될 수 있다고 FT는 강조했다. 이미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저농도 방사선 오염수를 인근 해역으로 방출하면서 방사성 요오드와 세슘에 오염된 생선이 잡혀 식품안전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후쿠시마 사고를 신속하게 수습해 임시로 7등급으로 높였던 사고등급을 6등급으로 낮출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공수민 기자 hyunh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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