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부자' 日기업, 투자 늘려 해외시장 공략

[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동안 비용절감을 통해 현금을 쌓은 일본 기업들이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따라 설비투자를 위한 지출을 늘릴 전망이다. 다만 일본 내수시장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일본보다는 해외시장을 겨냥한 설비투자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혼다, 도시바를 비롯해 현금을 비축한 일본 기업들이 성장 부양을 위해 지출을 늘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자동차제조업체 혼다의 2009년 회계연도(2009년4월~2010년3월) 감가상각비(기업이 사용하는 설비 소모에 따른 감소분을 보전하기 위한 비용)는 자본지출을 370억엔 웃돌았다. 하지만 2010년 회계연도에는 감가상각비와 자본지출이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며, 4월부터 시작되는 2011년 회계연도에는 공장 및 설비에 지출 확대로 자본지출이 감가상각비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혼다의 곤도 고이치 부사장은 “감가상각비와 자본지출이 같은 상태라면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고 밝혀 설비 투자를 위한 지출을 확대할 것임을 시사했다.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하면서 일본 기업들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비용절감과 투자 감축에 나섰다. 2010년 회계연도 3분기(10~12월) 동안 일본 기업들은 2조4000억엔 규모의 유형 고정자산을 매입했다. 이는 같은 기간 감가상각비로 지출한 2조8000억엔에 못미치는 규모다. 이같은 추세는 2009년 2분기부터 지속돼왔고, 그 결과 일본 상장 기업들은 현재 60조엔 이상의 현금을 비축하게 됐다. 그러나 신흥국 주도의 글로벌 경제회복세에 수출이 호전되면서 일본 기업들이 해외 수출을 목표로 한 설비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타이어제조업체 브릿지스톤은 기타큐슈에 새로운 타이어 공장을 짓기 위해 800억엔을 투입키로 했다. 이 공장에서는 광산장비용 타이어를 비롯해 글로벌 시장으로 수출을 위한 전략형 상품을 생산한다. 아라카와 쇼시 브릿지스톤 사장은 “이 공장은 우리가 경쟁력을 갖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업체 도시바는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스마트폰 관련 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도시바의 지난해 4~12월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57억엔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대부분인 1215억엔을 스마트폰용 전자부품과 LCD패널의 판매 급증으로 얻었기 때문. 도시바는 1000억엔을 투입해 스마트폰용 LCD패널을 생산하는 이시카와 소재 공장 생산라인을 확대키로 했다. 이처럼 최근 일본 기업들의 생산설비 투자는 해외시장을 겨냥한 투자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는 일본 내수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내수용 설비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일본의 백화점 업체 제이 프론트 리테일링은 420억엔을 투자해 오사카시 신사이바시에 위치한 다이마루 백화점 별관을 지었지만 이달말까지 지난 1년동안 250억엔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민 기자 hyunh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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