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리비아 사태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미국 주요 증시는 줄줄이 하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88%(107.01포인트) 내린 1만2105.78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전일 대비 각각 0.61%(8.04포인트), 1.21%(33.43포인트) 하락한 1307.40, 2722.99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의 공포심리를 보여주는 변동성지수(VIX)는 5.6% 상승하며 21.96을 기록했다. VIX는 장중 한때 23.22까지 치솟으며 지난해 11월30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부동산 지표·기업 실적 개선 = 호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날 발표된 부동산 지표는 크게 개선됐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의 지난 주(18일 마감기준) 모기지신청 건수는 전주에 비해 13.2% 증가하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주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미부동산협회(NAR)가 발표한 지난달 기존주택 판매는 2.7% 증가한 연율 536만채를 기록하면서, 8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블룸버그가 조사한 전문가 예상치 522만채를 웃돌았다.미국 전문 소매업체 로스 컴퍼니스(Lowe's Companies)의 실적도 예상치를 상회했다. 로스의 지난해 4분기 순익은 주당 21센트, 매출은 104억8000만달러를 기록해 순익 18센트, 매출 104억5000만달러를 예상한 블룸버그 전문가 예상치를 넘어섰다.◆ 유가 ‘천정부지’ = 그러나 유가가 뉴욕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전일 국영TV연설을 통해 "순교자로 죽을 각오로 반정부 시위대와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리비아 사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반정부 시위가 인근 산유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유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4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2.8%(2.68달러) 오른 배럴당 98.10달러에 장을 마쳤다. WTI는 장 중 한때 배럴당 100.01달러까지 치솟으며 배럴당 100.37달러를 기록한 지난 2008년10월2일 이후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북해산 브렌트유 4월 인도 가격은 런던국제거래소(ICE)에서 5.3% 상승한 배럴당 111.3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8월29일 이후최고가다.어두운 전망도 줄을 이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리비아 사태가 걸프전 이후 유가 상승을 부채질하는 최악의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걸프전 이후 2004년3월 끝난 두달 동안 이라크의 일일 석유 산출량은 250만배럴에서 14만배럴로 급감했으며, 전쟁 전 수준의 석유 산출량을 회복하는 데 5년이란 세월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최대 은행인 BNP파리바의 해리 칠링기리언 수석 애널리스트는 “리비아 사태와 걸프전은 석유공급 부족을 유발할 수 있다는 데서 공통점을 가진다”면서 “차이점은 리비아 사태가 얼마만큼 지속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일본 최대 증권사 노무라홀딩스를 인용 “리비아와 알제리의 석유 생산이 동시에 중단되면 유가가 배럴당 22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조해수 기자 chs90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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