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개발 사업 부진·무산으로 초기 사업비 투자분 대부분 손실돼
인천시가 추진하다 사실상 실패한 영종밀라노디자인시티 조감도.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인천시와 산하 공기업들이 각종 대형 개발 사업을 충분한 사전 검토없이 추진하면서 1000억원대의 혈세를 날려 먹은 것으로 드러났다. 덜컥 수십~수백억원대의 사업비를 지급했지만 사업이 지지부진·무산되는 경우가 많아 고스란히 날려 먹은 것이다. 용유무의관광단지 조성 사업이 대표적 사례다. 인천도시개발공사는 지난 2003년부터 이 사업을 시와 공동으로 추진하면서 용역비 33억원, 농지보전부담금 20억원 등 53억원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현재까지 사실상 '조감도'외엔 실적이 전무하다. 특히 시가 최근 적극적 참여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는 외자유치 파트너 측에게 오는 3월까지 입장을 밝히라는 '최후통첩'을 보내 놓은 것으로 알려지는 등 사업 전망이 극히 불투명한 상태다. 인천도개공으로선 사업비 53억원을 고스란히 날리게 된 셈이다. 이와 관련 인천도개공은 지난해 10월 사업성 저하 등을 이유로 아예 사업에서 철수하겠다고 선언했다가 최근 시의 지침에 따라 다시 참여하기로 방침을 바꿨는데, 추가 사업비 투입은 하지 않고 이미 투입한 사업비 53억원은 향후 구성될 SPC의 지분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세계적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뚜렷한 메리트도 없는 상태에서 뛰어들었다가 사업비 53억원만 날리게 됐다는 지적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사실상 무산된 영종하늘도시 밀라노디자인시티 사업에 투자한 시 산하 공기업들도 단체로 투자 지분과 부채 등 140억원 가량을 고스란히 손해보게 생겼다. 밀라노디자인시티 SPC의 자본금 60억원은 인천도개공이 26.5%, 인천관광공사와 인천교통공사가 23.2% 씩 참여했는데, 현재 이미 자본 잠식 상태로 투자 지분을 몽땅 날린 상태다. 여기에 부채 73억원과 직원들 밀린 급여 7억원까지 합치면 80억원의 빚까지 떠안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대한민국 최고층 랜드마크 빌딩을 짓겠다던 송도국제도시 151층 인천타워 건설 과정에서도 60여 억원의 예산이 날아갔다. 인천시는 민자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조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특혜 논란을 무릅쓰고 인천지하철공사, 인천도개공, 인천교통공사로 하여금 인천타워 초기 설계비 1000만달러 중 3분의2 가량을 대주도록 했는데, 최근 송영길 시장 취임 후 사업 자체가 층수 축소 등 전면 재검토에 들어가게 되면서 이미 투입된 60여 억원의 기초설계비 예산은 허공에 뜬 상태다. 인천로봇랜드도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인천시는 산하기관인 인천정보산업진흥원과 인천도개공으로 하여금 인천로봇랜드 SPC 총 지분 69억원의 50.7%인 35억원을 투자하도록 했고, 이를 종자돈 삼아 회사를 차리고 인력을 고용해 타당성 검토 및 기본설계 용역 등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 사업도 역시 최근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른 사업성 저하로 민간ㆍ외국 자본을 유치하지 못해 전면재검토에 들어가 그동안 투입된 돈이 허공에 떠버린 상태다.이밖에 인천교통공사가 월미은하레일을 지었다가 부실 공사로 사용하지도 못해 예산 860여 억원이 낭비하는 등 모두 합쳐 시 산하 기관들이 1000여 억원의 예산을 헛되이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천경실련 김송원 사무처장은 "충분한 검토없이 당시 광역단체장의 치적쌓기용으로 사실상 혈세인 지방정부와 공기업의 돈이 쌈짓돈처럼 마구 낭비되고 있다"며 "사업 주체들인 SPC 임원들도 수억원대의 고액 연봉을 받아 챙기는 등 도덕적 해이의 정도가 높은 만큼 강도 높은 개혁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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