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시총 '3위→12위'.. 자존심 회복 요원(遙遠)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한때 시가총액 3위에 올라 유가증권시장 대장주 구실을 톡톡히 해냈던 한국전력이 구겨진 자존심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증권사들 역시 내수주가 부각되는 시기 한국전력을 내세워 분석에 나서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이마저도 뜸해졌다. 터키원전 수주에 실패한데다 부진한 실적이 지속되고 있고 올해 실적전망도 긍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지난 18일 최중경 지식경제부장관이 당시 내정자 신분으로 터키원전 수주와 관련해 "다시기회가 올 수도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3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올들어 지속적인 하향추세가 지속되며 연초이후 주가가 6%이상 하락했다. 1월 중순이후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지속되기도 했지만 주당 3만원을 하회하던 주가는 쉽사리 2만8000원선을 넘어서지 못했다. 한국전력의 현재 시가총액은 삼성생명과 SK이노베이션에 이어 12위로 밀려난 상태다.부진한 주가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 실적마저 최악을 기록했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달 31일 실적공시를 통해 지난해 1조7874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39조18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이상 증가했으나 적자폭이 더욱 확대됐다. 당기순손실 역시 전년 대비 늘어난 692억7837억원을 기록했다.한국전력측은 냉·난방수요 증가 및 경기호전 등에 따른 전력사용량 증가로 매출액은 증가한 반면 전력수요 급증에 따른 구입전력비 및 구입전력량 증가로 영업이익 등은 감소했다며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지만 실적발표 당일 주가는 1%이상 하락마감했다. 한국전력의 실적의 특성상 한파와 폭염이 지속되면 상대적으로 단가가 비싼 천연가스로 발전을 해야하기 때문에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다. 더불어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모았던 가격 연동제와 관련해서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7월부텉 연동제가 실시될 전망이지만 최종적으로 제도변경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일관되지 않기 때문이다.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2010년 실적 기준 전기요금의 필요 인상률은 약 10%에 달하지만 정부가 물가안정대책의 일환으로 상반기중 공공요금의 인상을 최대한 억제할 것으로 예상돼 요금인상의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판단했다. 유덕상 동부증권 연구원 역시 "최종적인 요금변경과 관련된 정부의 입장이 일관되지 않고 컨퍼런스 콜을 통해서도 이에 대한 가이던스를 얻을 수 없었다는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이러한 대외적 불확실성은 올해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원전수주는 초기 사업진행에 따른 불확실성을 고려해야 하고 요금인상없는 연동제가 도입된다면 실적의 추가적인 악화를 막을 수는 있으나 실적 개선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덕상 연구원은 "한국전력의 투자시점은 2011년 7월 연동제 도입과 하반기 요금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반기말~하반기 초가 적절하다고 판단된다"며 "궁극적으로 해외원전은 한국전력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작용하겠지만 초기 사업 진행에 따른 불확실성을 고려한 할인율 조정으로 목표주가를 기존 4만7000원에서 4만3000원으로 하향한다"고 밝혔다.이어 양지환 연구원은 "2011년 7월 연동제 도입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으나 2011년 상반기까지 요금인상 가능성이 낮은 점을 감안할 때 투자 메리트는 크지 않아 투자시점을 늦춰도 무방하다"고 조언했다.임철영 기자 cyl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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