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단상]지역항공사와 저가항공사

김수천 에어부산 사장

"에어부산은 저가항공사입니까?"라는 질문을 자주 받곤 한다. 이에 대한 필자의 답은 이렇다. "에어부산은 지역항공사이자 저비용 고효율 항공사입니다."현재 한국의 항공시장은 보통 대형항공사와 저가항공사(LCCㆍLow Cost Carrier)로 양분된 구도다. 선발주자인 두 대형항공사를 제외한 나머지 항공사를 소위 '저가항공'이라고 통칭한다. 보통 저가항공이라 하면 대형항공사 대비 저렴한 운임, 하지만 서비스의 질은 대형항공사에 다소 못 미치는 항공사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우선 에어부산은 저가항공이 아니라는 것부터 설명해야겠다.에어부산은 부산시와 부산의 주요기업들, 그리고 아시아나항공이 뜻과 힘을 합쳐 공동으로 설립한, 부산에 본사를 두고 부산과 동남권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항공사'이다. 가장 큰 설립취지는 바로 부산과 동남권 지역민들이 인천을 거칠 필요 없이 편리하게 해외로 나갈 수 있는 길을 트기 위한 것, 그리고 부산이 동북아 관광물류 중심도시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항공교통이 그 뒷받침을 해 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결국 부산이라는 도시 브랜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지역 내 견실한 항공사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지역 여론과 염원에 힘입어 에어부산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한국 내 '지역항공사'를 표방하며 설립된 항공사가 여럿 있지만 지역 기점의 노선망을 구축해 가는 진정한 의미의 지역항공사는 에어부산이 유일하다.이렇게 탄생한 에어부산은 대형항공사 대비 경제적인 운임과 편리한 스케줄,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맞춤서비스로 나날이 더 많은 고객들을 늘려가며 안전하고 편리하면서도 저렴한 '실용항공사'로서의 성공가능성을 보여줬다.여기까지, 자화자찬격으로 회사자랑을 하고 있노라면 으레 돌아오는 질문이 하나 있다. "아니 그런데, 서비스는 대형항공사에 비해 떨어질 것이 없다고 하면서 운임은 더 낮게 책정하면, 항공사는 손해보는 장사를 한다는 말인가?"이에 대한 필자의 답은 이것이다. '저비용 고효율' 구조를 조기에 구축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아웃소싱으로 조직슬림화를 꾀하고 판매구조를 개선하는 등 제반 영역의 원가절감 노력을 통해 대형항공사 대비 85% 수준의 저비용구조를 구축하고, 항공기 가동률을 높이고 항공기 대당 투입인력을 적절히 유지함으로써 최고의 효율을 낼 수 있는 조직을 구축한 것이다. 초기 투자비용이 막대한 항공업에서, 조기에 고효율 구조를 구축한 것은 회사가 성장하는데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에어부산은 저가항공사가 아니다. 단지 가격만 저렴할 뿐 항공서비스업이 갖춰야 할 안전과 필수서비스, 편의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이는 말 그대로 '저가'항공사일 것이다. '저가'라는 단어는 왠지 낙후된 느낌을 불러오지만 실제 저가항공(편의상 기존 분류대로 표현하겠다)을 이용해 본 고객들의 입소문과 소비자 인식의 전환 때문인지 국내 항공이용실적을 들여다보면 현재 10명 중에 3~4명은 저가항공을 이용하고 있는 추세다.에어부산의 서울~부산 노선의 취항 초기 점유율은 19%에 불과했으나 취항 2년만에 현재 이 노선에서 48%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이를 또 한 번 증명한다.에어부산은 지역항공사이자 저비용으로 최대 효율을 창출하는 항공사이다. 고유의 색깔과 포부를 가진 에어부산, 에어부산은 한국의 항공사(史)를 새롭게 쓸 각오와 준비가 돼 있다.김수천 에어부산 대표이사<ⓒ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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