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를 보려면 斗山을 보라'

박용성 이사장의 '사람이 미래다' 남다른 인재경영

박용성 중앙대 이사장

[아시아경제 황석연 교육전문기자]박용성 이사장의 바람은 단순하다. 그는 중앙대 출신 학생이 "일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 게 가장 큰 목표다"고 간단하게 말한다. 심지어 그는 노벨상도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이 태어나 교육받고 졸업하면 사회에 나가 일하다가 늙으면 물러나게 되는데 여기서 제일 중요한 게 일자리"라고 강조한다. 일자리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면 다른 능력도 빛을 발휘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갖춰야 할 것으로 그는 회계, 한문, 영어처럼 사회에서 요긴하게 쓰이는 학문은 기본 소양을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이 지녀야 할 태도에 있어서는 '미래지향성'을 강조한다. 자동차 시대를 살아가는 대학이 마차 만드는 법을 가르치고 있어서는 곤란하다는 얘기다. 그리고 이번에 중앙대를 개혁하면서 보여준 자신의 성격을 보면 두려움 없이 정면돌파하는 겁 없는 인재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일까? '사람이 미래다'는 두산의 경영 철학을 한 줄로 요약하는 말이다. 두산에서는 1960년대에 당시 서울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인재가 동양 맥주에 입사하자 고(故) 박두병 두산 초대회장이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만큼 인재 경영에 관심이 많다는 뜻이다. 좋은 사람이 들어와 기업의 모멘텀을 만든다는 생각이 강하게 담겨 있다. 2008년 취임 직후 박 이사장은 "내가 대학에 들어간 1959년 최고 인기학과는 광산학과였지만 지금은 광산학과 자체가 없어졌다"면서 "시대 흐름과 글로벌 경쟁력을 생각하지 않는 교육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대학들이 재무제표도 볼 줄 모르는 졸업생들을 사회로 배출하고 있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박용성 이사장의 말에서 대학들이 시대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답답함이 묻어난다. 올해 초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중앙대는 개교 100주년인 2018년까지 '세계 100대 대학으로 성장한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속내를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내친 김에 서울대, 연대, 고대 및 성균관대와 함께 국내 빅 5 대학을 형성하게 될 것이란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두산은 앞서 창업 100주년인 1996년을 기점으로 소비재에서 산업재와 중공업 부문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해 성공적으로 기업의 덩치를 키워냈다. 간판기업이던 OB맥주는 물론 한국네슬레, 두산주류 BG 등 돈이 되는 핵심 사업부문을 파는 대신 두산중공업(舊 한국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밥캣 등을 인수했다. 당장의 이익보다 미래 가치를 중시했기 때문이다. '밑바닥부터 시작하라' '남의 밥도 먹어봐야 한다' 이 두 가지가 두산가(家)의 교육 원칙이다. 실제로 두산 그룹의 자녀들은 풍족하지 못한 여건에서 공부하고 다른 기업에서 일하는 등의 과정을 거쳤다. 결국 성장을 위해 시련을 주겠다는 정신이다. '두산(斗山)'이란 사명(社名)을 보면 한 말(斗) 한 말(斗)씩 쌓아 기어이 산(山)을 만든다는 그룹의 정신이 그대로 읽힌다. 황석연 교육전문기자 skyn1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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