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지명 당시부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결국 청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21일 만에 낙마했다. 박연차게이트 말바꾸기, 선거비용 10억원 편법대출 의혹, 인사청탁 수수의혹, 도청직원 가사도우미 및 운전수행원 활용 등 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그의 행적은 국정 중심축 역할을 맡길 수 없을 정도로 흠결투성이였다. '40대 총리' 참신함을 앞세워 내각을 쇄신하고, 친서민 정책기조에 대한 의지를 공고히하려던 이명박 대통령도 용인술에 생채기만 남긴 채 하반기 국정운영에 큰 부담을 안게 됐다. 결과론이지만 이번 총리 인선 과정은 유감 그 자체였다. 국무총리가 어떠한 자리인가.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위치에서 모든 국민의 우러름을 받아 대통령을 훌륭히 보좌할 수 있어야 한다. 그만큼 각계의 존경을 받는 분들이 자리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러나 이렇다 할 정치행정가의 이력이 없는 '김태호 카드'는 모험이었음이 드러났다. 더구나 국정을 이끌 지도자로서 인간적인 품성은 전혀 검증되지도 않았다. 김 후보자는 총리로 지명된 직후 "소장수의 아들로 태어나서 오직 용기와 도전으로 시작해 총리까지 왔다"면서 "20~30대에게 주는 희망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하며 참신함에 의미를 뒀고, 국민들에게는 일말의 기대감을 줬다. 결국 실망감만 안겨줬다. 일각에서는 국무총리라는 자리가 갖는 무게가 '김태호 낙마'로 점차 희석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세종시 등 특정 문제에 매진하기 위해 '전담 총리'가 직제를 수행했다는 지적에 이어 이번에는 '실세 특임장관'을 위한 끼워넣기 인사가 아니냐는 말까지 흘러나왔다. 앞으로 총리 인선에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는 이유다. 때문에 철저한 검증을 촉구하는 여권 고위관계자의 말을 정부와 청와대는 꼭 새겨듣기 바란다. "적어도 인물의 흠결로 현 정부의 정책 의도가 희석되는 악순환이 반복되서는 안된다는 게 이번 김태호 낙마에서 확실하게 입증됐다"고 한 말이 그것이다.조태진 기자 tjj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조태진 기자 tjjo@ⓒ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