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업소는 개점휴업상태…아예 도시를 떠나려는 시민들도 있어
[아시아경제 김정수 기자] 경기 과천지역 부동산이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세종시 수정안 부결 충격이 더욱 깊어지면서 '가장 살기좋은 도시'로서의 명성도 사라질 판이다. 과천시민들은 한숨뿐이다. 시민들중에는 도시를 떠나고 싶다는 사람마저 나타나고 있다. 중개업소들도 개점휴업상태다. 과천 집값은 연초대비 최고 1억5000여만원이 떨어지는 등 나락의 끝이 안 보일 지경이다. 실제 주공1단지 53㎡형의 경우 올초 7억1000만원에 실제 거래가 성사된 후 지난 3월 용적률 하향조정 직후인 4월 6억원, 현재는 무려 1억6000만원 내린 5억7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가장 빠른 속도로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주공 2단지 59㎡도 지난 3월말 8억3000만원에 거래된 후 지난 6월 7억500만원으로 내렸고, 현재는 7억원에 매물이 나왔다.주공3단지를 재건축해 지난 2008년 8월 입주를 시작한 '래미안슈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래미안슈르 85㎡의 경우 연초 6억7000만원까지 거래됐지만 부동산 경기침체와 더불어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되면서 5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실제로 부동산114가 최근 조사한 결과 수도권지역에서 DTI 규제 이후 집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과천시로 나타났다. 이지역은 3.3㎡당 매매가 3094만원에서 2719만원으로 무려 12.1%로 가장 많이 떨어졌다.주택거래량도 크게 줄었다. 국토부의 실거래가 현황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과천 주공아파트 거래 건수는 85건이었으나 2/4분기에는 37건으로 절반이상 줄었다. 원문동 소재 S공인 대표는 “정부청사 이전이 2년앞으로 다가오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속속 내놓고 있다"며 "거래가 전혀 안돼 중개업소들도 문 닫을 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조만간 공동화가 눈에 띨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지역공동화가 우려되자 경기도와 과천시가 과천 정부종합청사 이전에 따른 종합개발계획을 지난 10일 발표했다. 그러나 사정이 전혀 나아지는 기색은 없다.예전 같으면 집값을 폭등시키고도 남을 호재들이다. 경기도가 내놓은 청사진에는 과천청사가 이전하는 중앙동 일대 67만5000㎡에 교육중심지구를, 갈원동과 문원동 일대 127만㎡에는 지식정보타운 조성 등을 포함하고 있다. 과천 북부지역 일대 198만㎡에는 주거·의료·레저시설과 주변 화훼단지와 연계한 화훼종합센터 등 다기능 복합밸리로 개발하겠다는 내용도 있다. 하지만 발표 10여일 지난 22일 주민들은 이 계획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이다.시장도 꿈쩍도 안 하는 모습이다. 주민중에는 도시슬럼화가 우려된다며 이곳을 떠나려는 사람도 생겨나고 있다.과천 원문동에 거주하는 김경자(55ㆍ가명)씨는 “그동안 청사도시라는 이미지 때문에 과천에서 15년을 살았다”며 “청사가 빠져나가면 도시슬럼화가 우려돼 이곳에서 더이상 살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심경을 토로했다.청사와 공공기관 공백에 대한 대안이 나오긴 했지만 얼마나 계획대로 추진될지 확신할 수 없고, 청사와 공공기관이 갖는 무게감을 대체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반응이다.김정수 기자 kj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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