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재기자
▲ 월드컵 기간 중에서 쏟아진 월드컵 응원광고.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가 집계한 '100대 광고주 광고비 현황'에 따르면 6월 한 달 광고주들이 방송광고에 쏟아 부은 광고비는 1856억원에 이른다. 2006년 독일월드컵 당시(1831억원)보다 많은 규모다. 경기 회복에 맞춘 절호의 마케팅 기회를 기업들이 붙잡기 위해 대규모 광고비를 투입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하지만 광고를 포함한 기업의 마케팅 비용은 제한돼 있고, 많은 기업들이 하반기의 광고비를 선제적으로 집행한 사례가 많았다. 때문에 하반기에는 상대적으로 광고시장이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광고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광고비로 집행할 수 있는 예산은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월드컵 기간 중에 광고를 집중배치하기 위해 하반기 예산을 끌어다 쓴 기업이 많다”며 “하반기 광고예산은 상반기의 절반 수준에 그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월드컵을 이어갈만한 스포츠 이벤트가 없다는 것도 광고시장에서는 악재다. 10월22일부터 전남 영암에서 열리는 ‘FIA 포뮬러1 월드 챔피언십’과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이 예정돼 있지만 월드컵을 대체하기에는 인기나 규모가 못 미치는 평가가 다수를 이루고 있다.기업들의 광고예산 부족과 스포츠 이벤트가 없지만 광고시장의 희망의 불꽃마저 꺼진 것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스포츠 이벤트가 사라진 하반기 광고시장을 기업PR이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드컵을 통해 제품광고가 쏟아졌다면 하반기에는 기업이미지 개선과 인재확보를 위한 기업PR 광고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노션 관계자는 “현대차는 이미 월드컵 응원 광고를 마무리하고, 사회공헌활동 캠페인과 연계된 기업PR광고가 시작됐다”고 말했다.스마트폰과 3D TV의 경쟁 심화도 광고시장에는 다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품 경쟁과 제조업체간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광고를 포함한 마케팅에 기업들이 자금을 쏟을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