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우려에 휘청..6주만에 하락전환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상반기의 마무리와 하반기의 첫 걸음이 공존한 이번 한 주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면서 국내증시는 연일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 지수가 6주만에 하락세로 방향을 튼 것은 물론 힘겹게 올라온 1700선을 내주는 등 그간의 상승폭을 상당부분 반납하기도 했다.글로벌 경제지표에 대한 우려감은 쉽사리 해결되지 못하는 문제인 만큼 당분간 주식시장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미 금융규제 개혁안..한시름 덜었다주 초부터 이슈가 됐던 것은 바로 미 금융개혁안이다. 지난 25일(현지시각) 미 상원과 하원이 이른바 '도드 프랭크 법안'이라 불리는 역사적인 금융개혁 단일법안을 도출해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핵심은 금융회사의 자기자본 투자와 파생상품 규제가 주요 골자를 이루고 있는데 눈에 띄는 부분은 대형은행의 PI(자기자본투자) 규제는 자기자본의 3%까지 허용하게 되고, 파생상품 규제는 CDS에만 적용되며 외환 및 금리관련 파생상품은 허용키로 한 점이다. 전반적으로 보면 당초 투자자들이 우려했던 수준보다 크게 완화된 쪽으로 결론이 난 것이다. 이 금융개혁안은 일단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미 하원을 통과했으며, 상원은 금융개혁안 표결을 연기해놓은 상태다. 금융규제 개혁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환호였다. 전 주말 금융주가 일제히 반등세를 보인 것 역시 예상보다는 나쁘지 않다는 안도감과 불확실성 제거 효과가 결합된 것이었다. 증시 전문가들 역시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심재엽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통과여부는 아직 미지수지만 예상보다 강도가 크게 낮아진 만큼 오히려 글로벌 금융주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글로벌 더블딥 우려 확산하지만 주식시장에는 미 금융규제에 대한 불확실성만이 악재가 아니었다. 일주일 내내 국내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를 괴롭힌 것 역시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감이었다. 특히 이번주 새로운 악재가 됐던 것은 바로 중국이다. 유럽과 미국의 경기침체를 중국 등 신흥 아시아 국가가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믿었던 중국마저 경기가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이자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충격에 빠진 것. 지난달 29일 미 컨퍼런스보드가 중국의 4월 경기선행지수를 1.7%에서 0.3%로 대폭 하향수정한 데 이어 1일 6월 구매관리자지수(PMI)까지 2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자 글로벌 경기의 더블딥 우려가 빠르게 확산됐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주택ㆍ소비ㆍ고용지표가 부진한 흐름을 나타낸 반면 제조업 경기는 확장국면을 유지하는 추세였지만, 2일(현지시각) 미 공급관리자협회(ISM) 6월 제조업지수가 56.2로 전월(59.7)에 비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그나마 믿을만했던 제조업 경기까지 타격을 받고 있다는 우려감을 안겼다.
◇국내증시 그나마 선방더블딥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타격을 입은 가운데 국내증시는 그나마 눈부신 선방을 보였다. 장중 큰 폭으로 하락하더라도 장 막판까지 낙폭을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고, 낙폭 역시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는 등 여타 증시와는 차별화된 모습이 두드러졌다. 지난 30일 코스피 지수는 장중 1675선까지 하락했지만 1698선으로 거래를 마감, 23포인트의 복원력을 보였고, 1일에도 장중 1664선까지 내려앉은 후 1686선까지 올라온 채 거래를 마감, 22포인트의 낙폭을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코스닥 지수의 회복력은 더욱 눈부시다. 지난달 30일 477선(-2.16%)까지 빠졌던 코스닥 지수는 빠르게 반등하며 결국 0.5% 반등에 성공한 채 거래를 마쳤고 1일에도 한 때 481선(-1.69%)까지 내려앉은 후 장 마감 직전 490선을 회복하며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대단한 뒷심을 발휘했다. 국내증시가 그나마 선방할 수 있었던 요인은 개인과 연기금의 매수세. 이들의 풍부한 유동성이 저가매수 심리와 맞물리면서 국내증시의 낙폭을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 주체의 연속성이 떨어진다는 것. 개인 투자자들은 두말할 것도 없지만, 연기금 역시 기본적으로 저가매수에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지수가 오르면 매수규모를 빠르게 줄여가는 모습을 보인다. 실제로 지난 2일 코스피 지수는 장 막판 빠르게 낙폭을 키워가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연기금이 매수강도를 줄였고, 연기금의 보조축인 프로그램 매매 역시 적지 않은 매물을 쏟아낸 탓에 지수가 기댈 곳이 없었던 탓이다. 외국인이나 기관 등 적극적인 주체들이 일제히 매도공세를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연기금 및 개인의 저가매수세가 언제까지 힘을 발휘할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국내증시 6주만에 하락전환코스피 지수는 6주만에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3.35% 하락했는데 낙폭 역시 만만치 않은 수준이었다. 이번주 코스피 지수는 1734.53으로 장을 출발한 후 1671.82로 거래를 마감했다. 주중 고점은 1739.97, 저점은 1664.54를 기록해 약 80포인트의 격차를 보이는 등 변동성이 큰 모습이었다. 외국인은 이번주 총 9036억원의 매도세를 보였다. 하루 평균 18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한 셈이다. 반면 기관은 일주일간 총 매수 규모가 800억원에 그치는 등 뚜렷한 방향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연기금이 총 4000억원, 하루 평균 800억원 가량의 매수세를 보여 주목됐다. 김지은 기자 je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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