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선 위에서는 대형주 집중매도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증시 구원투수'라고도 불리는 연기금의 최근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연기금은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 연속 매도 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주로 지수가 바닥권에 머무를 때 매수에 나서며 지수를 떠받치던 연기금이 연일 매도세를 이어가자 일각에서는 주가가 추가로 빠질 수 있다는 인식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난달 18일 1660선대에 머물던 코스피 지수는 19일 장 중 1601선까지 내려앉더니 20일~27일까지 1500대에 머물렀다. 28일 1600선을 회복한 코스피 지수는 반등을 시도하는 듯 했지만 오르락 내리락 장세를 반복하며 본격적인 변동성 장세에 돌입했음을 보여줬다. 코스피 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연기금의 매매 패턴 역시 바뀌었다. 지난달 19일부터 6월1일까지, 즉 1600선을 밑돌던 시기에는 꾸준히 매수에 나섰지만 6월 이후 코스피 지수가 1600선을 웃돌자 연기금 역시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연기금은 증시 소방수, 증시 구원수라는 애칭이 붙을 정도로 지수가 빠질 때 마다 저가매수에 나서면서 지수 하락을 막아냈음을 감안한다면 최근의 매도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주식시장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연기금의 순매도 업종이 대형주 위주로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연기금이 순매수세를 지속한 지난달 19일 이후 6월1일까지 사들인 종목은 그야말로 다양했다. 순매수 상위 10종목을 보면 하이닉스와 만도, 포스코, LG디스플레이, 현대건설, 현대제철, 미래에셋증권, KT, 삼성전자, 호남석유 등이다. 업종도 다양했으며 대형주 위주로 치중된 것도 아니었다. 시장 전반을 사들였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반면 연기금이 매도에 나섰던 6월 7~9일까지의 순매도 상위 10종목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LG전자, 현대차, LG화학, 삼성전기, 포스코, 삼성SDI, NHN 순이었다. 10개 중 7개 종목이 시가총액 15위권 내에 속하는 대형주인데다, 삼성전기와 삼성SDI는 부진했던 시장 흐름과는 반대로 강한 상승탄력을 보여준 대표적인 종목이기도 하다. 소위 잘 달리는 말과 블루칩 위주로 매도에 나선 것이다. 일각에서는 연기금의 이같은 움직임을 두고 국내증시가 본격적인 변동성 장세에 돌입했음을 의미하는 부분이라고 해석했다. 국내증시가 여전한 유럽위기로 인해 하락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기금이 저가매수에 나서지 않는다는 것은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으며, 국내증시의 변동성 장세가 시작된 만큼 주가가 많이 올랐거나 시장 흐름에 민감히 반응하는 대형주 위주의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기금 측은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연기금은 단기적인 시각으로 기금을 운용하지는 않는다"면서 "다만 전체 기금 중 절반 정도를 아웃소싱하고 있는데, 아웃소싱은 외부에서 매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움직임을 파악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1시13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1.45포인트(0.70%) 오른 1658.67을 기록하고 있다. 개인이 1400억원의 매수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150억원 800억원 규모를 순매도중이다. 연기금은 110억원 가량을 매도하고 있다. 김지은 기자 je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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