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본 주간경제] 허리띠 졸라맨 유럽..시장은 외면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그리스에서 촉발된 유럽 재정위기는 이번 주에도 글로벌 경제와 시장을 뒤흔들었다. 유럽 국가들은 앞다퉈 강도 높은 긴축정책을 발표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었다. 투심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미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집중되는 상황도 연출됐다. ◆100억유로= 독일 정부가 2016년까지 감축하겠다고 밝힌 예산 규모. 유럽의 '모범생' 독일은 내년부터 공격적인 예산 삭감에 돌입, 16개 유로존 국가들의 본보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독일 정부는 세금 인상과 정부 지출 감축, 국고보조금 감축, 세금 면제 제도와 실업수당을 폐지하는 방안을 동원할 예정이다. 독일의 재정적자는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 이는 그리스(14%) 보다는 낮지만 유럽연합(EU)이 제시한 제한선 3%는 넘어선다. 독일 정부는 2013년까지 이 기준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한편 그리스·포르투갈·스페인 등과 더불어 또 다른 유럽의 재정위기 국가로 불리는 영국도 이번 주62억5000만파운드 규모의 긴축안을 공개했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62억5000만파운드 규모의 긴축안은 올 회계연도 진행될 것이며 이는 1560억파운드에 이른 영국의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고통스런 과정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며 "더 힘든 긴축 과정에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7.5%= 유럽 재정위기가 글로벌 채권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회사채 시장은 통상 5~6월 성수기를 이루지만 올해 유럽 재정위기 리스크가 부상하면서 기업들이 채권발행을 연기하고 있는 것. 올해 5월 유럽 지역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15년 5월 평균 발행액의 7.5%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사정은 좀 낫지만 역시 평균치의 27% 수준에 불과한 상황.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기업들은 극심한 돈가뭄에 시달릴 것으로 우려된다. 리스크 회피 현상이 뚜렷한 가운데 최근까지만 해도 랠리를 기록했던 하이일드채권 시장 역시 주춤하고 있다.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 3~4월 하이일드채권 발행규모는 매월 460억달러를 웃돌았지만 이달 들어 지금까지 97억달러로 급감했다.재정위기의 진원지 유럽 국채에 대한 선호도도 급속히 떨어졌다. 연초 미국 국채에 대한 유로존 국채 선호도는 80%에 달했지만 최근 30%를 밑도는 수준으로 떨어진 것. 반면 안전자산 선호도는 크게 높아졌다. 미국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이달 들어 36bp 떨어졌는데 이는 2008년 12월 71bp가 떨어진 이래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미국 금화 판매도 급격하게 늘었다. 이달 들어 미 조폐국은 15만8000개의 1온스짜리 아메리칸이글 금화를 판매했는데 이는 지난해 5월의 월간 판매량인 6만5000개의 두 배를 넘어서는 것이다. ◆6.37달러= 국제 석유시장에서 '아시아 프리미엄'도 이제는 옛말. 이제는 오히려 아시아 국가들이 서양 국가들보다 싼 가격에 석유를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석유산업 주간 정보지 PIW(Petroleum Intelligence Weekly)에 따르면 지난 3월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이라크 등 중동의 산유국들은 아시아 국가들에게 경질류를 유럽국가 대비 배럴당 6.37달러 싼 가격에 공급했다. 아시아의 경제적 지위와 가격 협상력이 높아지면서 과거와 달리 유럽국가들보다 싼 가격에 석유를 구매할 수 있게 된 것. 전문가들은 "게임의 구도가 바뀐 것"이라며 국제 에너지 시장의 주도권이 아시아 국가들로 넘어갔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아시아 프리미엄이 사라지면서 아시아 국가들이 얻게 될 경제적 이득도 상당할 전망이다. 아시아 프리이엄 관행이 살아있던 2008년의 경우 아시아는 중동으로부터 하루 1400만배럴의 석유를 수입했다. 당시 프리미엄은 평균 배럴당 8.08달러. 아시아 국가들은 410억달러의 추가 비용을 부담한 셈이다.◆800만개= 올 한해 동안 팔려 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의 휴대옹 멀티미디어 태블릿 기기 아이패드 수. 전문가들은 애플이 아이패드를 내놓는 족족 모두 팔 수 있을 것이라며 공급부족 사태까지 예상하고 있다.
이번 주 애플이 아이패드를 호주와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스페인, 스위스, 영국시장에서 일제히 공개하면서 전세계에는 '아이패드 열풍'이 불어닥쳤다. 일본에서는 아이패드 사전 예약 판매를 실시한 지 3일만에 물량이 동이 났고, 출시일 전날 밤부터 아이패드를 사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이 매장 앞에서 장사진을 이뤘다. 호주에서도 평균 40시간을 줄을 서서 기다려야 아이패드를 살 수 있었다. 영국의 아이패드 판매 매장은 싹쓸이를 방지하기 위해 판매 개수를 한 가계 당 한 개로 제한했고, 소비자들은 아이패드를 손에 넣기 위해 웃돈까지 지급했다. 강미현 기자 grob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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