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한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러시아를 아직도 과거 소련의 이미지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낡은 개념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인데, 이제는 아닙니다. 러시아 정부와 기업들은 시장 확대를 목표로 적극적으로 변신하고 있습니다."지난 14일 열린 사할린 투자 관련 기자간담회. 알렉산더 호로샤빈 사할린주지사는 사할린의 자원 개발과 수산업 프로젝트 소개와는 별도로 국가 이미지가 개선되고 있음을 강조했다.러시아 사할린주(州)는 한국에서 약 21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다는 계획을 갖고 우리나라를 방문했다.사실 사할린만 놓고 보면 투자 측면에서는 매력적인 지역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러시아에서 가장 높은 7.4%를 기록했으며 가스 등 각종 지하자원과 수산자원도 풍부하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인구가 밀집해 있는 중국, 일본과도 가까워 판로도 유리하다. 이번에 투자 유치를 희망하는 탄전 개발, 발전소 건설 등 프로젝트 역시 우리 기업들의 구미를 당긴다.투자 기업에 대해서도 개발 이익 뿐 아니라 수출까지 가능하도록 해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약속까지 내놨다.이 같은 매력에도 불구하고 호로샤빈 주지사가 사할린이 아닌 '러시아의 변신'을 언급한 것은 투자를 결정하는데 있어 입맛에 맞는 프로젝트 뿐 아니라 국가의 이미지도 중요하다는 배경 때문이다.사할린주는 이번 투자 설명회를 위해 지난달 초부터 외교통상부와 무역협회를 잇달아 방문했다. 우리나라 기업을 대상으로 설명하려면 사할린주가 직접 나서기보다 권위있는 기관을 통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여기에는 치안 불안과 같은 러시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도 한 몫 했다. 이를 통해 100여개 기업을 설명회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때마침 이날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우리나라 국가 신용등급을 'A1'으로 상향 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국가 뿐 아니라 기업의 왕성한 경영활동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국가 이미지 개선을 거론하는 사할린 주정부와 신용등급 상향 조정된 한국.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노력하는 자만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