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株, 두바이발 쇼크에 전날에 이어 줄줄이 급락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두바이정부가 국영개발기업 두바이월드의 590억달러 채무에 대해 지불유예를 신청했다는 소식에 삼성물산을 비롯, 국내 건설사들이 일제히 급락중이다. 전날보다 낙폭은 줄었지만 위축된 투자심리는 증권가의 '영향 없다' 보고에도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27일 오전 9시3분 현재 삼성물산은 전일 대비 1400원(2.96%) 하락한 4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전날 6% 이상 빠지기도 했다. 현대건설(-2.3%) GS건설(-4.8%) 두산건설(-1.6%) 동부건설(-3.9%) 대우건설(-2.3%) 등도 줄줄이 하락세다.증권가에서는 두바이발 쇼크가 국내 건설사들에 주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위로하고 있지만 시장은 두바이 문제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다른 지역인 아부다비로 확대돼 향후 관련 건설 프로젝트 발주가 지연 또는 취소될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27일 이광수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에대해 "두바이 발 우려로 인해 건설 업종에 대한 단기적 투자 심리 위축은 오히려 해외건설을 통해 본격 성장 국면에 돌입한 대형 건설사를 매수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준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아부다비의 경제력(국외 자산 1조 달러 이상)을 고려하면 두바이의 단기적 채무는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 현재 추진되고 있는 플랜트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2010년 약 250억 달러)는 국영석유회사 등의 내부 자금으로 충분히 조달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발주 지연 내지 취소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바이의 개발 사업은 오일머니의 기반이 없는 순수한 개발 사업 성격이 컸으나, 다른 중동 국가들의 투자는 탄탄한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중동 전체로의 문제 확대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판단이다.이 애널리스트는 현재 나킬사로부터 직접적인 공사를 수주해 수행하는 건설사 삼성물산에 대해서도 "도급액 4억 달러 규모의 운하와 교량공사를 수행하고 있으며 현재 진행률은 약 32% 수준"이라며 "그러나, 건설 공사의 성격 상 선수금을 수령하고 진행 단계별로 기성금을 수령하기 때문에 관련 채권이 미미한 수준이어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도 이날 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엄 선언이 국내 건설사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라며 조정시 매수 전략을 펴라고 조언했다.조윤호 애널리스트는 "두바이월드 및 자회사인 나킬과 연계된 건설현장을 진행하고 있는 건설사는 삼성물산이 유일하다"며 "이 나킬이 발주한 팜데이라 준설·매립공사를 진행했으나 이미 완공됐고, 공사미수금 조차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그는 또 "두바이월드 모라토리엄 선언이 아부다비에서의 발주 취소로 연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약 8750억달러에 달하는 국부펀드를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재정이 풍부한 아부다비가 두바이의 모라토리엄을 이유로 플랜트 발주를 취소하거나 지연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한국EPC업체의 해외 플랜트 수주 성장 가능성이 가시화되면서 건설업종 주가가 상승하던 시기에 나타난 최초의 장애물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건설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는 위축될 수 있다. 하지만 직접적 영향이 없는 만큼 주가 조정시 매수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게 조 애널리스트의 견해다. 하나대투증권은 두바이발 악재는 오늘이 고비가 될 가능성이 높고 오늘만 잘 넘기면 오히려 건설주를 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동필 애널리스트는 "문제가 두바이에서 그치면 어제 조정을 받은 건설업은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이번 두바이 모라토리엄 사태가 다른 중동 지역으로 확대된다면 단순히 건설사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리스크로 변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NH투자증권은 두바이 채무유예 선언으로 삼성물산 주가가 하락한 것은 과도하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6만7000원을 유지한 상태. 강승민 애널리스트는 "두바이 사업 비중이 높았던 삼성물산에 대한 시장 우려가 높다"며 "삼성물산은 올 상반기부터 두바이 비중을 축소했고 이에따라 실제 두바이 공사 진행 지연에 따른 손실이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진단했다.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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