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 추가지원 조건으로 임금 규제와 자산 매각 결정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 영국 정부가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와 영국 최대모기지업체 로이즈(Lloyds)에 추가적으로 370억 파운드를 지원할 예정이다. 두 업체는 자금지원을 받는 대신 의무적으로 임금 규제와 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
추가 지원금 370억 파운드 중 RBS는 335억 파운드를 지원받게 된다. 이로써 RBS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총 535억 파운드로, 450억 달러(274억 파운드)가 투입된 미국의 씨티그룹를 제치고 세계 최대 구제금융 은행이라는 오명을 달게 됐다. 영국 정부는 애초 255억 파운드의 자금지원을 계획했으나 여기에 유사시를 대비한 우발자본(contingent capital) 80억 파운드가 추가된 것. 로이즈는 135억 파운드 규모의 주식 발행으로 자본 조달에 나설 예정이다. 로이즈의 지분 43%를 보유하고 있는 영국 정부가 이중 59억 파운드를 지원하게 된다. 또 로이즈는 긴급 상황 시 75억 파운드의 부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세부 지침도 세웠다.
영국 정부는 추가자금지원을 약속한 대신 보너스 규제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한 상태다. 특히 3만9000파운드 이상의 보수를 받는 직원들에게는 별도의 현금 보너스 지급을 금지했고, 고위 임원진들에게도 3년간 보너스를 주지 못하게 하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RBS 영국지점 직원의 20%에 해당하는 2만 여명이 연봉 제한을 받게 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두 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900개가 넘는 은행 지점이 4년 내로 매각에 들어가게 된다. 로이즈는 모기지 은행인 첼트넘 앤 글로스터, 인텔리전트 파이낸스 등을 포함한 600개 지점 매각을 추진할 예정이다. RBS는 이보다 적은 318개 지점을 매각하게 되며 이 중에는 처칠, 다이렉트라인, 그린 플래그 등의 보험 부문과 투자은행, 신용카드 사업의 일부 지점도 포함된다. 영국 정부의 대규모 추가지원결정 소식에 일부 여론은 냉담한 반응이다. BNP파리바의 이안 고든 애널리스트는 "로이즈는 원치 않는 자산을 매각함으로써 오히려 정부지원을 받게 됐다"며 "이는 다른 구제금융은행들과 비교해 봤을 때 특별대우를 받는 것"이라 전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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