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용희 릴렉스 토크] 아이비가 돌아왔다.'섹시 카리스마' '포스트 이효리' 등 수많은 별명을 갖고 한국 가요계를 쥐락펴락했던 그가 이런 저런 이유로 가요계를 떠난지 무려 2년 8개월만이다.그가 아시아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첫 일성은 "눈물나도록 반갑다"는 것이었다. 인생을 4계절로 비교하자면 이제 겨우 초여름쯤인 28세. 그래도 그는 "지금껏 겪어온 나날들을 종합해보면 초가을쯤으로 생각된다"고도 했다. 그만큼 더 진중해지고, 더 현명해졌다.그래도 그의 티없고 해맑은 성격은 그대로 였다. 하지만 그를 이끌가는 전략은 이전에 비해 더욱 예리하고, 합리적이었다. 본 기자가 그와 함께 한 인터뷰는 3번쯤이다. 베이비 페이스의 외모에 핫팬츠로 관능미를 뽐내던 1집 'A-HA'시절과 '고품격 섹시'코드를 앞세운 2집 '유혹의 소나타'때, 그리고 이번…. 세번의 인터뷰를 이끌어오면서 느낀 것은 아이비의 다양한 전략은 국내 가요계에선 전무후무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연예콘텐츠도 전략으로 승부가 날 수 있다는 것을 그는 보여줬다. 물론 콘텐츠(가수)의 우수함이 첫번째 덕목이겠지만, 이와 함께한 다양한 전략은 한국 가요계를 산업적인 측면으로 이끌어오기에 충분했다.'노출없이도 섹시' '성녀 이미지의 유혹의 소나타' 등 갖가지 전략을 만들어낸 아이비. 과연 그는 이번 3번에서는 또 어떤 전략을 구사할 것인가? 이를 면밀히 지켜보는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될 것 같다.
아이비는 이번 음반에서도 '댄스' '발라드' 두곡을 동시에 시장에 내놓았다.댄스곡은 싸이가 만든 '터치 미'이고, '눈물아 안녕'은 발라드곡이다. 1집때 댄스곡 '아하'와 발라드곡 '바본가봐' 등 2곡을 동시 타이틀로 선정, 재미를 봤던 것과 흡사한 전략이다.실제로 지난 1일 네이버뮤직에는 타이틀곡 'Touch me'(12위)와 발라드곡 '눈물아 안녕'(6위)이 나란히 올라와 있었다. 지난 27일 데뷔, 1일에야 첫 공중파 TV에 모습을 보인 아티스트 치고는 상당히 파격적인 결과다. 네이버뮤직아티스트 검색순위 역시 1위는 아이비였다.아이비의 매니저인 이지훈 디초콜릿 실장은 "TV 등 영상매체에서는 댄스곡 '터지미'로 아이비의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라디오 등의 매체에서는 '눈물아 안녕'을 들려드리고 있다. 이는 아이비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다. 이같은 상승세가 계속된다면 이번 달 말쯤엔 아이비가 '가요계 키워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이와함께 노래를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자전적 이야기 전략'도 아이비가 최근 구사하고 있는 전략이다.가을, 발라드곡은 팬들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가사 한줄, 한줄을 음미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이번 발라드곡 '눈물아 안녕'을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아이비의 마음가짐이 조심스럽게 스며들어 있다. 아마도 이전 노래 '바본가봐' '이럴거면'때 부터 호흡을 맞춰온 작곡가 박근태, 작사가 강은경이기에 가능한 멜로디와 노랫말이리라.아이비 역시 "강은경 작사가님이 노래 말을 붙일 때 내 이야기에 감정이입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진짜 내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부르니, 부를 때마다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이는 '자기 곡 복제'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큰 성공을 거둔 백지영의 '사랑안해'와 괘를 같이한다. 박근태는 백지영의 '사랑 안 해'를 작곡할 때 호소력 짙은 멜로디를 붙여 팬들의 가슴을 아리게 했다. 이번 아이비 노래도 마찬가지. 아이비와의 연관성이 짙게 떠오른다. 이같은 연장선상에서 작곡가 김도훈의 발라드곡 '왜 나만 아프죠'는 제목만 보고도 아이비의 자전적 이야기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벌써 아이비의 '자전적 이야기 전략'은 빛을 보고 있다. 상당수 팬들이 그의 노래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아이비 전략은 '모든 것을 터놓자'이다. 팬들과의 소통전략이다.한 가요관계자는 아이비를 일컬어 "이효리 보다도 훨씬 더 털털하고, 솔직하다. 어찌보면 푼수같고, 귀엽기까지 하다. 그런 그를 기획사가 나서서 신비롭게 포장했다. 하지만 이제는 모두 다 터놓을 때다"고 말했다.아이비측도 엠넷 리얼리티 프로그램 'IVY BACK'를 통해 완벽한 '소통전략'을 쓰고 있다."아이비 늙었어"라는 기사 댓글에 "그래 나 늙었어. 스물여덟 살인데"라고 말하기도 하고, "2NE1의 공민지가 94년생이야. 너는 거기서 박 터지게 싸워야 해"라는 박경림의 지적에 "띠동갑"이라며 고개를 끄덕이고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다. 매니저인 이지훈 실장 역시 "많은 사람들이 아이비가 매우 까탈스럽고, 깍쟁이 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크게 잘못된 생각이다. 그는 그 누구보다도 싹싹하고, 친근하다."고 말했다.이제 아이비는 신비로운 가수가 아니다. 바로 우리 이웃이요, 우리 주변에서 편하게 대화하고 수다를 떨수 있는 언니요 누나, 혹은 동생인 것이다.아이비의 '색다른 전략'이 잘 맞아 떨어질 수 있을지 한번 지켜보자.황용희 기자 hee21@asiae.co.kr<ⓒ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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