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매서운 겨울 온다

[아시아경제 박수익 기자] 중소기업들에게 혹독한 겨울이 예고되고 있다. 국책보증기관들의 보증여력이 줄어들고, 금융당국도 중소기업 대출 만기 연장을 축소키로 하면서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 중심으로 자금압박이 가중될 전망이다.대표적 국책보증기관인 신용보증기금은 올 9월말 기준으로 일반보증잔액이 38조9000억원으로 보증목표 39조4000억원의 99%에 육박했다. 이는 보증기관들이 정부 정책에 맞춰 상반기에 보증지원을 집중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국책 보증기관들의 보증여력이 소진되면,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들은 은행에서 보증대출을 받기가 더욱 어려워져 자금난이 가중될 수 있다. 기술보증기금도 마찬가지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선숙 의원(민주당)에 따르면, 기보의 9월말 현재 보증잔액은 17조1600억원으로 올해 보증목표 17조1000억원을 초과했다.보증기관들은 올해 연간 보증목표를 배정할 때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추가 한도를 받아놨기 때문에 올 연말까지는 보증여력이 있다는 입장이다. 신보의 경우 연간 보증목표 배정 시 1조5000억원을 추가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았고, 기보도 7000억원 한도 내에서 보증지원을 늘릴 수 있다. 또 기존 보증잔액 가운데 만기가 돌아오는 '정상해지' 물량과 구상권 등을 통해 확보하는 잔액 여유분을 감안하면 하반기 보증 여력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문제는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정책에 따라 보증을 집중했던 시기가 올 연말로 1년이 된다는 점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비상조치 일환으로 작년 말부터 올 상반기에 집중된 보증지원이 일시 만료될 경우, 정부의 출구전략 단행 가능성 등과 맞물려 중소기업의 자금 압박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금융당국 역시 지난해 말 은행과 중소기업대출 만기연장 및 신규지원 강화를 위해 체결했던 MOU 등 각종 지원책을 올 연말 종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16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조찬간담회에서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구조조정이 지연되면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중소기업 대출 만기연장 등 위기대응을 위해 동원한 이례적 조치들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김 원장은 이같은 발언은 시중에 풀린 과잉유동성을 걷어 들이는 '출구전략' 시점이 다가오는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 구조조정이 상대적으로 미진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원장은 "민간의 자생적 회복력이 확연해질 때까지 확장적 정책기조를 유지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지만, 본격적인 출구전략에 앞서 잠재리스크를 예방하고, 예외적 조치의 무리없는 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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