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멘텀 vs 리스크 팽팽하나 아랫쪽을 더 열어둬야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국내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뉴욕증시를 비롯한 주요 글로벌 증시가 강세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지수는 전날까지 닷새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는 등 도무지 기를 펴지 못하는 모습이다. 현재 국내증시는 호재와 악재를 두루 갖추고 있다. 여타 국가 대비 빠른 경기회복과 기업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강한 반면, 뚜렷한 매수주체의 부재 및 주도주의 탄력 둔화 등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모멘텀과 리스크를 두루 갖추며 중요한 분기점에 놓여있는 국내증시. 추가 상승 기대감과 하방 리스크, 현 시점에서는 어느쪽이 더 클까. 증권가에서는 아직까지는 하방 리스크가 더 큰 국면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의석 신한금융투자 투자분석부서장은 "현재 코스피 지수는 60일 이동평균선 지지를 타진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60일선 아래쪽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며 "20일선이 위치한 1650선 부근과 120일선이 올라오고 있는 1540선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장세가 길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가 제시하는 근거는 지금까지 시장을 이끌어온 것은 이른바 '3저(低)효과', 즉 저유가ㆍ저원화가치ㆍ저금리 등 3가지인데, 이 중 2가지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저유가는 고유가로 바뀌었고, 저 원화가치 역시 환율의 급격한 하락으로 부정적으로 바뀌어 남아있는 것은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밖에 없다는 설명. 그나마 유동성을 좌지우지할 만한 주체는 외국인밖에 없는 상황인데, 외국인이 강한 매수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추가 상승 기대감을 크게 가질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단기간에 급락했고, 기존 주도주의 급격한 하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은 기대할 만 하지만, 여전히 리스크 요인이 큰 만큼 변동성이 큰 장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실장 역시 "현 시점은 추가상승 가능성보다는 하방 리스크가 좀 더 큰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IT나 자동차 등 주도주가 조정을 받고 있는데다 수급적으로도 외국인이 매수에 나서지 않는 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것. 여기에 호주의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감 및 금통위를 앞두고 있는 불확실성, 4분기 기업실적 둔화 우려감 등도 조정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기대해볼만한 부분도 있다. 그는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미 시장이 전고점을 돌파할 경우 우리도 반등을 기대할 만 하다"며 "미 시장의 어닝시즌에 대한 반응이 이를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알코아의 경우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고, 다음 주 실적발표가 예정된 인텔이나 골드만삭스 역시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주의 경우 이날은 옵션만기일이고, 9일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결정이 예정돼있는 만큼 변동성이 다소 클 수 있지만 다음주부터는 미 기업 실적에 따라 국내증시 역시 방향성이 좌지우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8일 오전 11시2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1600선에서 팽팽한 기싸움을 펼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4.95포인트(0.31%) 오른 1602.95를 기록중이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4억원, 180억원의 매도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외국인은 116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1000억원 이상 쏟아지는 프로그램 매물은 증시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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