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 '인생 2막은 코스설계~'

니클로스, 노먼 이어 우즈, 소렌스탐 가세 '한국진출도 활발'

타이거 우즈가 2006년말 당시 자신이 두바이에 직접 설계한 '알 루와야' 골프장 도면을 검토하고 있는 모습.

프로골퍼의 '코스사랑'은 끝이 없어라(?).골프는 그 어떤 스포츠보다도 선수생활이 길다. 시니어투어도 있고, 골프아카데미 등 레슨도 가능하다. 세계적인 선수들은 그러나 일찌감치 다양한 사업을 펼치며 또 다른 명성을 구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코스설계다. 전세계를 누비며 경기를 치러 코스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있는데다가 유명선수의 '이름값'을 활용하려는 골프장측과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잭 니클로스가 인천 송도 잭니클로스골프장 건설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유명세 앞세워 '설계가로 변신'= 19세기 후반만 해도 사실 코스설계가가 필요없었다. 스코틀랜드의 링크스코스를 설계한 건 다름 아닌 비와 바람 등 '대자연'이었다.코스에 점차 인공미가 가미되면서 이후 프로골퍼들이 설계가 역할을 병행했다.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를 리모델링한 올드 톰 모리스와 제임스 브레이드가 대표적이다. 20세기 접어들어 골프의 중심의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코스설계는 점차 전문영역으로 발전했다. 사업자들이 '스타골퍼'의 유명세를 통해 골프장을 널리 알리려는 마케팅도 본격적으로 진행됐다.아놀드 파머와 잭 니클로스(이상 미국), 그렉 노먼, 그레이엄 마시(이상 호주), 게리 플레이어(남아공), 닉 팔도(영국), 커티스 스트레인지(미국) 등이 현역에서 물러나면서 코스설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 "아예 현역부터 '사이드 잡'으로~" =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2006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알 루와야' 골프장을 기점으로 2007년 미국, 지난해에는 멕시코의 골프장설계를 맡았다. 우즈는 아예 자신의 이름을 딴 골프설계회사까지 차렸다.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와 어니 엘스(남아공), 존 댈리(미국)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여자골퍼도 예외는 아니다. 명예의 전당 회원인 낸시 로페즈(미국)는 '낸시 로페즈 디자인'이라는 코스설계 회사를 설립해 활동 중이고, 캐리 웹(호주)도 설계가 명함을 가지고 있다. 현재 한화가 충남 태안에 건설 중인 골든베이골프장 설계를 맡은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도 은퇴 전 이미 중국 미션힐스골프장 건설에 참여했다.

아니카 소렌스탐이 한화리조트가 충남 태안 해상국립공원 내에 조성중인 골든베이골프&리조트 현장을 찾아 코스설계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br /> <br />

▲ 국내는 연덕춘씨가 시초= 국내에서는 '프로골퍼 1호'였던 고(故) 연덕춘씨가 활발하게 활동했다. 과거 '내셔널타이틀' 한국오픈의 무대였던 한양골프장을 비롯해 인천국제, 수원, 여주, 오라, 팔공, 양주, 태광, 제주 등 10여 곳에 달한다. 1963년 KPGA선수권 우승자인 김학영씨 역시 일동레이크와 에이원, 크라운 등을 설계했다. 지난해에는 최경주(39)가 코스설계에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박세리(32)도 지난 8월 코스디자이너로 데뷔한다고 해 화제가 됐다. 박세리는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인근에 조성 중인 '마인스(Mines) 골프 시티' 63개 홀 중 18개 홀의 설계를 의뢰받았다. 완공 예정은 2011년이다. ▲ 기량만큼 설계도 잘할까?= 설계가들은 물론 '아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프로골퍼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벙커나 그린 배치 등 일부 전략적인 면에서의 조언은 가능할지 모르나 일단 도면을 보거나 그릴 줄 모른다"는 것이 중론이다. A코스설계가는 "결국은 선수의 지명도를 파는 상술"이라고 비판했다. 유명 선수의 회사에 소속된 무명설계가들이 실질적인 일은 다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프로골퍼들이 설계하는 골프장은 명성에 비해 별 볼일 없는 것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유명선수의 지명도를 등에 업더라도 실제 인력구성이 탄탄하면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A씨는 "니클로스가 설립한 잭니클로스디자인의 경우 인력 구성이 매우 좋다"고 평가했다. 수려한 지형에 기억에 남는 홀을 만들고자 하는 설계자의 의도, 사업자의 의지가 어우러질 때 명코스가 탄생한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김세영 기자 freegolf@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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