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공무원노조의 출범과 민주노총 가입안 결정으로 공직사회도 '정치투쟁'의 소용돌이로 휩쓸려가고 있다.행정안전부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민주공무원노동조합(민공노), 법원공무원노동조합(법원노조)에 대해 투표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하는 공무원을 중징계하고 검찰과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한승수 국무총리도 20일 장관회의를 열고 "정치적 중립성을 전제로 하는 공무원노조가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강령으로 하는 민노총에 가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경고했다.민노총은 정부의 이 같은 '공무원 중립 강조' 요청에 반발하면서 22일에는 한승수 국무총리를 부당노동행위와 직권남용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통합 공무원노조의 민노총 가입을 위한 투표에 직접 개입해 민노총의 조직·운영을 방해했다는 주장이다. 민노총은 또한 '정치투쟁에 경도된 노선'이라는 비판에는 "정치투쟁은 잘못된 정책에 대한 국민의 저항권 행사"라고 변명했다. 그러나 "주 40시간 노동제와 유급휴일, 유급휴가를 확대하고 정년 연령을 60세 이상으로 연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민노총에 통합 공무원노조가 가입하는 의도에 대해 비판적 시각이 적지 않다.이 행안부 장관은 21일 전북도청 현안보고를 받고는 공무원의 강성노조 구성을 비판하면서, "공무원은 신분과 정년보장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고 각종 수당도 49가지나 된다"며 "실업자가 늘어나는 데도 공직사회는 그렇지 않다"고 꼬집었다.이 행안부 장관이 말한 49가지 수당은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있는 대우공무원수당, 정근수당, 성과상여금 외에도 부양가족 수에 따른 가족수당, 자녀학비보조수당, 주택수당, 육아휴직수당, 특수지근무수당, 위험근무수당, 특수업무수당, 업무대행수당, 시간외근무수당, 야간근무수당, 휴일근무수당, 관리업무수당 등을 말한다.아울러 경제계를 중심으로는 지난해부터 시작한 '법질서 흔들기'가 공무원 사회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1일 "공무원은 업무 특성상 직무 전념 의무와 정치적 중립의무가 부과돼 있는데도 공무원노조가 정치적 목적이 강한 민노총에 가입하려는 것에 대해 경영계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성명을 발표했다.지난 수년간 파병·자유무역협정(FTA) 반대를 위한 정치투쟁을 전개하면서 질서를 흔들었던 민노총에 법집행의 최일선에 있는 공무원통합 노조가 합세할 경우, 대외 신인도 하락·시장불안 등의 파문이 예고되는 상황이다.이밖에 KT노조, 인천지하철노조, 영진약품노조, 쌍용자동차노조, 한국광해관리공단 등 21곳 3만6000여명이 탈퇴하면서 주춤했던 민노총의 움직임에도 다시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노총은 22일 가입환영 성명에서 "자본과 권력들, 보수언론들은 민주노총 죽이기에 혈안이 되어있지만 자랑스러운 공무원노동자들은 결코 그런 선전에 넘어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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