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있는 경기회복 확인..실질적인 회복 여부는 과제
코스피 지수가 마침내 1700선을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코스피 지수가 170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해 6월27일 이후 15개월만에 처음이다. 장 중 1700선을 웃돈 코스피 지수가 1700선에 안착할 지 여부에 대한 과제도 남아있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1700선을 회복했다는 데는 의미를 부여할 만 하다. 코스피 지수가 1700선을 15개월만에 회복한 것은 금융위기로 인해 급락했던 지수를 완전히 회복했다는 의미도 있고, 또 1600선의 지지부진한 게걸음장세에서 벗어난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를 부여할 만 하지만 뚜렷한 경기회복 시그널을 확인하면서 상승세를 지속한 점도 높이 살 만 하다. 주식시장의 가장 큰 모멘텀은 기대감인데, 그 기대감은 1000에서 1400선으로, 1400선에서 1500선으로 올라서면서 이미 재탕, 삼탕까지 했던 모멘텀이다.하지만 1500선에서 1600선으로, 또 1600선에서 1700선으로 올라서면서부터는 그 기대감을 실제로 확인하면서 주가 수준을 높여왔다는 데 의미가 있다. 기업 실적이 예상외로 빠르게 개선되고 있고 일부 국가에서는 출구전략에 발을 들여놓음으로써 경기회복에 대한 자부심을 높인데다, 벤 버냉키 미 연준(Fed) 의장 등 영향력있는 인물들의 낙관적인 경제 전망이 위축됐던 투자심리를 녹여주었다. 무엇보다도 국내증시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외국인이 1700선 시대를 이끈 주역이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600선에서 부진한 흐름을 보일 당시 외국인들은 국내증시에 대해 관망흐름을 보이고 있었고, 외국인의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상승탄력을 높인 코스피 지수가 1700선도 넘어선 것이다. 외국인의 매수세의 원천이 달러 캐리 트레이드, 즉 달러약세에 따른 자금이동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달러약세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외국인의 매수세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고, 이에 연동하며 코스피 지수의 상승세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1700 시대를 다시 열면서 남아있는 과제도 적지 않다. 먼저 경기회복이 지속되고 있다고 하지만 이것이 자발적인 회복인지 여부에 대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각) 미 상무부에 따르면 8월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2.7% 증가해 3년래 최대폭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자동차 관련 소비를 제외하면 1.1% 증가에 그치는데 이는 중고차 보상제도(Cash for Clunkers)의 효과가 컸다는 얘기도 된다. 중고차 보상 프로그램이 지난 8월로 마감된 만큼 이제는 자체적인 회복세로 연결돼야 하지만, 자동차 분야를 제외하면 소비는 여전히 위축된 상태다. 국내기업들의 실적 역시 부담이다. 현재 시장의 새로운 주도주로 부각되고 있는 은행주만 보더라도 3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주가 상승에 일조한다고 하지만, 절대이익 수준도 개선될 지 여부는 논란이 많다. 이익이 개선됨과 동시에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개선돼야 하지만, 이에 대한 부담감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특히 최근 외국계 증권사가 LG전자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조정하면서 LG전자의 주가 흐름이 부진했는데 목표주가 하향의 원인 역시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었다. 이미 2분기 실적이 놀라운 개선을 보이면서 기대감을 잔뜩 높여놨지만 이 추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고, 만일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주가 역시 일부 되돌림을 피하기는 어렵다. 뚜렷한 경기회복은 출구전략에 한걸음 다가간다는 것도 남은 과제다. 외국인의 매수세 및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유도한 것 중 하나는 유동성이다. 이미 출구전략의 문고리를 잡은 상황에서 경기회복이 가시화될수록 출구전략의 문고리는 돌아가게 되고, 이것이 유동성 흡수로 연결될 경우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될지, 증시 또한 추가 상승이 가능할지 여부를 확신하기 어려워진다. 주가 수준이 높아지면 그 주가 수준을 납득할만한 주변요건도 갖춰져야 한다. 빠른 경기회복과 강한 투자심리, 뚜렷한 외국인의 매수세 등은 고개를 끄덕일 만 하지만 남아있는 추가 상승을 위한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관건이다. 17일 오전 10시2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6.98포인트(1.01%) 오른 1700.31을 기록하고 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1400억원, 1130억원의 매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은 2800억원의 매수세를 유지중이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자본시장부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