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선풍기 매출 뚝…맥주·빙과류도 판매부진서울 신사동에 사는 김효정(22·대학생)씨는 요즘 가디건을 옆에 두고 잠자리에 든다. 잠잘 때 더운 것 같아 창문을 열고 자면 새벽녘 즈음해서 들어오는 찬 바람에 잠에서 깨기 때문이다. 새로 이사오면서 거실에 설치해둔 에어컨은 코드조차 꼽지 않았다. 새로 장만하려던 소형 선풍기 구입 계획도 취소했다.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실종된 '무더위'로 인한 여름철 이상저온 현상으로 여름 제품 판매에 비상이 걸렸다.올해 들어 7월 평균 기온이 23.7도를 기록하는 등 평년에 비해 0.8도 낮은 이상 저온현상으로 특히 에어컨과 선풍기의 매출이 뚝 떨어져 유통업계들은 '울상'이다.롯데마트의 경우 지난 7월 에어컨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22%나 줄었다. 선풍기의 경우도 전년 동월 대비 27%나 판매량이 감소했다.신세계 이마트 역시 냉방가전의 경우 전년 동기대비 17%, 맥주 6.1%, 빙과류도 6.9% 역성장했다.롯데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무더위가 워낙 심해 관련 상품이 잘 나갔던 탓도 있지만 올해 이상저온 현상으로 인해 냉방 제품을 찾는 고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온라인몰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옥션에서는 에어컨, 선풍기 등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성장율이 무려 3배가량에 이르렀던 6월과 달리 8월 들어 판매증가율이 10%정도에 머물고 있다.이와 대조적으로 예년과 다른 저온 여름날씨에 따라 가디건 등 가을의류 판매량은 늘었다. 이로 인해 지난해 동기대비(7월 4째주~5일기준) 긴소매 가을의류 판매량은 30%가량 증가했으며 특히 가디건을 비롯, 롱셔츠, 7부 바지 등의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 또 캠핑용품으로 한밤의 낮은 기온을 극복하기 위한 오리털 침낭도 하루평균 300개 이상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40%가량 판매가 늘어났다.G마켓에서도 에어컨, 선풍기 등의 냉방용품 판매가 7월 한 달간 전년 동기대비 15% 감소했다. 반면 초가을용 인기 아이템인 가디건의 판매는 같은 기간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해 대조를 이뤘다.업계 한 관계자는 "8, 9월 늦더위가 예상되기는 하지만 기상청 등에 따르면 올 여름 지난해 만큼의 불볕더위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따라서 예년보다 가을상품 준비에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안혜신 기자 ahnhye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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