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전기료 '인상폭탄'..기업 '못살겠다' 비명

산업용 전기료 지난해 8.1% 올해 6.9% 인상

전등끄기·냉방온도 올리기 등 '마른수건짜기'도 한계
삼성전자, 포스코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갑자스레 치솟은 전기료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산업용 전기료는 지난해 11월 8.1%가 오른데 이어 최근 또다시 6.9%가 인상됐다. 정부와 한국전력은 그동안 원가이하의 가격에 전력을 공급해온 만큼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나 산업계는 일반 가정의 2배가 넘는 전기료 인상은 형평성을 잃은 조치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식경제부는 13일 과천청사에서 10개 업종별 단체와 10대 대형 전력사업장 대표를 초청, 전기요금 인상문제를 두고 간담회를 개최키로 했으나 양측간 견해차가 커 의견을 모으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삼성전자 전기료 1년새 660억 껑충 =삼성전자, 현대제철, 하이닉스, 포스코 LG디스플레이 등 전자 및 철강업체들은 연중무휴로 가동되는 반도체, LCD(액정표시장치) 생산공정과 전기로 사용 등으로 막대한 전력을 소비, 매년 수천억원이 넘는 전기료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용인, 아산, 화성, 천안 등 전국 5곳의 공장이 전기요금 납부 상위 30위권내에 랭크되며 2007년 한해동안 4252억원의 전기료를 냈다. 현대제철은 당진, 인천, 포항 3개 공장에서 3681억원, 포스코는 포항과 광양공장에서 낸 전기료만 2339억원이나 됐으며 하이닉스 또한 2025억원을 납부했다. LG디스플레이도 1302억원의 전기료를 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산업용 전기요금을 8.1% 인상한데 이어 지난달 6.9%를 추가로 올렸다. 인상률을 그대로 적용하면 삼성전자의 경우 5개 공장에서만 올해 662억원 가량의 전기료를 추가로 내야 한다.상대적으로 영업이익률이 낮고 원가상승이 그대로 제품가격이 반영되는 구조인 철강업체의 충격은 더 크다. 경제난으로 철강수요가 줄어들 상황에서 가격에 이를 반영하기도 어려워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전력 사용량이 많은 일부 철강회사들의 경우 영업이익이 10% 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연간으로 한전에 내는 전기요금이 4000억원인데 인상률을 적용하면 280억원 가량을 추가로 내야 한다"며 "올 하반기에만 140억원을 더 내야 하는 셈이어서 생산원가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전체전력 소비의 80%를 자체 발전으로 충당하고 있으며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도 자체 발전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유가상승으로 발전비용도 덩달아 올라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발전소의 운영비용이나 한전에서 공급받는 전력 단가나 비용은 비슷하다"며 "발전설비는 정전 등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고 말했다.  ◆'전등끄고 냉난방 줄이고'..마른 수건 쥐어짜기 =기업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다양한 에너지 절감책을 시행, '마른수건 쥐어짜기'도 한계에 다다랐다는 하소연이다. 그럼에도 에너지사용에따른 비용 증가가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연결되는 만큼 여전히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아이디어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곳이 유가 급등락에 따른 정제마진 축소로 수익성이 악화된 정유업계다. 울산공장에서만 한해 540억원 가까운 전기료를 내는 SK에너지의 경우 지난해 별도의 에너지 관리위원회를 구성, 산하 실무위원회 주도로 에너지 절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1년여 간 각 공정의 에너지 손실 포인트 파악 후 조치, 공정 개선을 통한 에너지절감 항목 발굴 등 다양한 에너지 절감 개선 방안을 도출한 결과 에너지 예상효과는 전체 에너지 소비대비 약 5%에 이른다"며 "매일 일출, 일몰 시간을 정확히 파악해 일출 5분전 소등, 일몰 5분 후 점등이라는 내부방침을 정해 곧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냉난방 온도를 조절, 냉난방에 소요되는 에너지를 최소화하도록 하는 공장과 사무실내 불요불급한 '전등 10만개 끄기 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올초부터는 사무실에서 장시간 자리를 비울 경우 PC를 끄는 켐페인도 벌이고 있다.삼성전자 관계자는 "제품 제조공정을 제외한 일반적인 에너지 사용량은 적지만 임직원들에 대한 의식수준 향상과 에너지 절약문화 형성을 통해 자발적인 절감노력에 나서도록 교육과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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