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로 출발했던 미국 뉴욕 증시는 기대에 크게 못 미친 소비자기대지수와 프라임 모기지대출 연체에 대한 우려로 하락 반전, 결국 내림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82.38포인트(0.97%) 하락한 8447로, S&P500지수는 7.91포인트(0.85%) 내린 919.32로, 나스닥지수는 9.02포인트(0.49%) 떨어진 1835.04로 거래를 종료했다.
◆부동산 ‘맑음’, 소비심리 ‘흐림’
이날 뉴욕 증시는 개장 직전 발표된 S&P케이스쉴러 주택 가격지수와 구매자관리지수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상승 출발했다.
부동산 시장은 주택 가격 하락폭이 둔화되면서 ‘맑음’을 나타냈다. 4월 S&P케이스쉴러 주택 가격지수는 전년동기 대비 18.1% 하락했는데 이는 -18.7%를 기록했던 지난 3월에 비해 하락폭이 둔화됐을 뿐 아니라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한 -18.6%을 상회하는 결과다.
잇따라 발표된 시카고 구매자협회지수 역시 39.9로 예상치인 39를 상회해 시장에 좋은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증시 오름세는 소비자기대지수가 발표되면서 곧바로 꺾였다. 이날 발표된 6월 소비자기대지수는 지난 달 54.8(수정치)에서 49.3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전문가들은 6월 소비자기대지수가 55.3으로 전달보다 오를 것으로 전망했으나 기대에 못 미친 것이다.
이는 고용시장의 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을 반영한 것으로 경기회복이 아직 멀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면서 시장은 크게 출렁였다. 건설기계업체 캐터필러(Caterpillar)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4.8% 떨어졌고 여행업체 익스페디아(Expedia)와 세계 최대 커피체인 스타벅스의 주가는 5.1% 하락했다.
◆프라임모기지 대출도 부실우려
모기지 대출 부실에 대한 우려도 투자 심리를 악화시키는데 한 몫 했다. 특히 우량으로 여겨지는 프라임 모기지 대출의 1분기 연체율이 지난해 동기 보다 2배 이상 오른 2.9%에 이른 것으로 확인되면서 증시 하락세를 더욱 부추겼다. 주택에 대한 최초압류 신청 건수는 지난 4분기 대비 2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티그룹과 JP모건체이스 등 모기지 대출 업체들의 주가는 각각 2%, 1.4%S내렸다.
한편, JP모건체이스는 이날 주택 압류를 막기 위해 지난 4월6일부터 총 13만8000건의 모기지 대출 조건을 완화해 왔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전체의 63%에 해당하는 8만7100건은 주택압류를 막기 위한 오바마 행정부의 모기지 완화 정책에 참여한 것이고 나머지 37%는 은행 계획에 의한 것으로 집계됐다.
◆AIG 부실 부각에 급락..유가도 하락
예상보다 완화된 실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랠리를 펼친 기업들도 있다. 세금 전문업체 H&R 블록과 포닉스 대학의 오너인 아폴라 그룹은 실적 전망이 개선되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백악관으로부터 대규모 구제금융을 받았던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는 이날 리스크에 관한 보고서를 통해 “유럽 은행들에 판매한 신용부도스왑(Credit default swaps) 상품이 기업의 실적에 ‘크게 부정적인 영향(material adverse effect)'을 줄 수 있다”고 밝히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AIG 측은 “CDS로 인한 손실 리스크가 예상보다 오래 간다”고 털어놓았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AIG의 주가는 13% 이상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되면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1.60달러(2.2%) 하락한 배럴당 69.89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그 결과 정유업체 테소로, 아메라다 헤스 등이 1.8% 이상씩 내렸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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