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9개월만에 기업공개(IPO)를 재개한 가운데 이제 시장의 관심은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촹예반(創業板: 일명 차스닥)의 출범에 쏠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미 상장 관련 규정이 마련됐고 다음달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하지만 차스닥이 문을 여는 데는 좀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국경절인 10월1일 이전에 출범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동안 많은 아시아 기업들은 유럽과 미국 증시에서의 상장을 선택해왔다. 이는 이들 시장이 더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영국판 나스닥인 대안투자시장(AIM), 싱가포르 제2 거래소 등에 상장했던 많은 기업들은 이곳의 부족한 애널리스트와 적은 거래 규모 등의 문제점에 직면해야 했다. 이제 아시아 시장에 대한 확신이 생기면서 아시아 기업들의 해외 시장 상장 추세도 바뀌고 있다. 투자 컨설팅업체인 Z-벤 어드바이저의 피터 알렉산더는 "이같은 추세가 차스닥 출범을 앞당겼다"고 말했다.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차스닥에 상장할 것인지 구체적인 통계는 아직 없지만 타이완 폴라리스 증권의 CY황 사장은 적어도 300개의 회사들이 차스닥에 처음으로 상장하기 위해 줄을 설 것으로 예상했다. 차스닥은 정보기술(IT)업체 등을 비롯한 중소기업들의 IPO 장이 돼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다른 거래소들에게 미국의 나스닥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다 줬고 차스닥은 바로 이런 시점에 출범하게 됐다. 벤처캐피털인 클레이너 퍼킨스 코필드 & 바이어스의 티나 쥐 파트너는 "나스닥은 항상 첫 번째 선택이었지만 이제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현재의 시장 상황에서는 성공적인 상장을 보장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올해 나스닥에 상장한 기업은 단 두 곳 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에는 11곳이었다.
이같은 기회를 노리는 것은 차스닥 뿐이 아니다. 일본, 대만 등 아시아의 여러 시장에서 나스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여전히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도박장과 같다. 아시아베스트파트너스의 캐시 옌 매니저는 "일부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얻었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얼마나 지속될지 여부는 계속 의문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중국은 여전히 정부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기업 스스로가 상장 스케줄을 제어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중국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바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송화정 기자 yeekin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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