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코스피 지수는 60일 이동평균선이 무너지면서 1360선까지 밀렸다.
세계은행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면서 뉴욕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 타격을 줬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 공세는 추가적인 하락을 부채질했다.
24일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열릴 FOMC 회의 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시장의 단기적인 변곡점 역할을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인플레이션과 과잉 유동성 우려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확인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당분간 미국발 이슈를 꼼꼼히 챙기면서 지수 방향성과 개별 종목에 대한 점검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기관이 사들이는 종목 중 실적 모멘텀주를 비롯해 중간 배당 관련주, 환율에 민감한 IT, 자동차 등 수출주 등을 눈여겨 보되 기술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는 개별 종목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접근을 권고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 = 우선 이번 글로벌 경제 위기를 불러온 미국 주택시장 동향에 대한 지표를 확인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당장 미국의 기존주택매매, 신규주택매매 등 주택관련 지표의 발표와 이에 따른 시장의 반응을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만일 관련 지표가 긍정적으로 발표될 경우 재차 반등의 기회를 모색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로 24일(미국 시각)에 있을 FOMC 회의에 대한 결과와 이에 따른 시장의 반응도 중요한 포인트이다. 현재 위기에 맞서 지금까지 구원투수 역할을 했던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이번에도 시장을 살릴 수 있을지 확인해야 한다.
아울러 주요 이동평균선을 탈환하려는 시도가 있을 수 있는 만큼 반등의 강도를 통해 단기적인 지수 방향성을 따져보는 작업도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의미 있는 반등이 되려면 수급에서 외국인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이극 전적으로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환매 물량이 줄어들고 정부 자금까지 투입되면서 개선 조짐을 보이는 기관의 움직임과 6월 반기 결산을 앞두고 시행될 윈도드레싱에 따른 수급 여건 개선이 얼마나 장세에 도움이 될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다만 지수에 대한 점검만큼이나 각 종목별로 상황에 따른 등락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보유 종목에 대한 세밀한 점검이 우선이다. 전일에도 지수와 종목의 움직임이 크게 다른 모습을 보였다. 만일 지수 조정이 추가로 진행될 경우 지수의 움직임도 중요하지만 어떤 종목을 보유하고 있는 지에 따라서 체감 지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6월말에 들어서면서 2분기 기업 실적에 대한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상황인데 실적부진이 예상되는 종목의 경우 수급 여건까지 불리해지면서 예상외로 고전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당초 기업들이 제시한 실적전망에 미치지 못하는 종목들이 낙폭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관련 기업의 실적을 꼼꼼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기술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는 개별 종목에 대한 매매는 가급적 자제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김승현 토러스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 = 당분간 시장은 인플레이션, 혹은 경기 침체 가능성을 시사하는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 두가지 경우 중에서 하나로 급격하게 치우치지 않는다면 민간 수요 주도의 경기 회복 신뢰를 구축하는 시점까지 주식시장은 가격 조정이 아닌 기간 조정이 이어질 예상이다.
세계 경제 침체 우려가 제기된 최근 몇 일간 국내시장에서 나타난 또 다른 변화는 환율의 상승이다. 6월 FOMC회의에서 출구 전략을 시사하지 않을 경우 시장의 경기 침체 우려는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높아진 원ㆍ달러 환율은 수출주의 매력을 이전보다 높여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원ㆍ달러 환율 상승은 경기 침체 우려가 제기된 환경에서 한국이 받은 보너스라 할 수 있다.
현 상황에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많이 반영된 소재, 건설, 금융업종보다는 환율에 민감한 IT, 자동차 등 수출주 주도의 단기 반등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반등 시점이 경기 침체 우려가 지나치게 반영돼 있는 현재보다는 더 매력적인 가격에 주식을 팔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신중호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 =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매수한 종목군 중에서 추가매수를 하는데 있어 필요한 조건은 역시 실적 모멘텀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실적과 밸류에이션 점검을 통해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각 종목들에 대한 최근의 실적 전망 변화가 수급여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적 추정치 변화와 함께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은 종목군이 추가매수의 여력을 제공한다는 점을 고려했다.
단순히 시가총액을 감안하지 않은 금액인 경우에는 기관들의 개별 종목에 대한 매수 강도를 점검할 수 없기 때문에 시가총액 대비 매수 비중을 고려해 종목군을 선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2ㆍ4분기 동안 적극적인 매수(높은 매수 강도)를 보였던 종목군에 매수세가 몰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도 감안했다.
이런 조건들을 만족시키는 종목군으로 , , , , , SBS, 한일시멘트, 이 선정됐다. 이들 종목은 기관의 순매수가 기대된다는 점 외에도 실적 전망 상향과 더불어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럽지 않은 영역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망해 보인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 = 전일 투신권이 실적 모멘텀이 부각되고 있는 IT와 자동차 관련 대형주로 매기를 집중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이번 조정이 추세를 바꿀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하지만 지수가 변곡점이라 할 수 있는 60일 이동평균선을 하회하면서 불안 심리가 높아지는 시점이기도 하다.
앞서 살펴본 미국 FOMC와 국채 입찰 결과가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美 증시에 이어 아시아 증시의 연쇄적 하락은 세계은행 재료 외에 FOMC와 국채 입찰에 대한 경계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두 이벤트에 시장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이유는 금리 상승세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점에서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 = 각종 경제 지표들의 컨센서스가 양호하게 형성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형성해 지수 하방을 받쳐주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상승을 위한 모멘텀으로 보기에 경제지표의 개선만으로는 약하다. 그렇다면 지금과 같은 시점에서 개별 모멘텀을 가지고 있는 종목들에 대해 한 번쯤 주의를 기울여 볼만 하다는 판단이다.
최근 모멘텀으로 작용할 만한 소재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시기적으로 보았을 때 두 가지 정도를 찾아볼 수 있을 듯 한데 그 중 하나는 분기말 윈도우 드레싱 효과며 또 다른 하나는 중간 배당이다. 중간 배당을 받기 위해서는 오는 26일(금)까지 해당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송경근 동부증권 애널리스트 = 전반적으로 종합주가지수가 박스권 하단을 돌파한 만큼 일시적인 조정 국면은 염두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우리가 심리적인 측면을 넘어서 경기라는 측면을 볼 경우 지나친 우려감은 경계 요인이다. 세계은행만큼이나 공신력을 갖고 있는 IMF, OECD 등의 국제 금융기관의 경제전망이 세계은행과는 다소 상이하기 때문이다.
또한 당초 우려로 작용했던 물가상승 및 금리상승 추세가 진정된 만큼 경기에 대한 우려가 감소한다면 투자 심리는 빠르게 회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 국면은 경계하나 조정 시 매수 전략이 현 장세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투자 전략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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