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후유증' 남긴 공공기관장 평가

정부가 지난 주 92개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를 발표했다.한국소비자원과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산재의료원, 한국청소년수련원 등 4개 기관의 기관장을 해임 건의키로 했다.   그러나 해임건의를 받은 기관장들은 이구동성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화로 직접 물어보니 자기가 해임판정 등급을 받을 것이라 예상했던 기관장은 한 명도 없었다. 그만큼 충격이 더 컸다.해임건의를 받게 된 A기관장은 첫 마디부터 "억울하다"고 토로했다.평가단이 보내온 중간평가보고서의 경영효율화 총평란에 'A기관은 경영효율화의 경우, 전반적으로 정부 시책에 호응하려 노력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려서, 설마 낙제점을 받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구조조정을 통해 정원도 줄였고,대졸초임도 내렸고, 임원 보수도 삭감했으며 청년인턴도 정부의 시책에 맞게 시행을 한터라 더욱더 그랬다.   평가단측은 지난 10일 '주요현안과제 산출목표값에 대한 평가'가 올바른지 의견을 달라는 요청이었다.골자는 홈페이지 이용자수를 기존 목표치인 550만 명보다 높은 990만 명이 적절하다고 제기한 것이다. 그러나 2007년 홈페이지 이용자수가 490만 명인 점을 감안할 때, 평가단이 제시한 990만 명은 오히려 200%가 넘은 '과다'측정된 목표였다. 게다가 지난해 홈페이지 이용자수는 677만 명으로 목표치보다 초과달성한 만큼 문제가 될 게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그러나 때문에 해당분야 100점 만점에 25점의 최하 점수를 받게 됐다.   평가단은 또 '임단협'에 노조에 대해 부당한 혜택을 제시한 조항을 문제로 삼았다. 그러나 임금단체협상은 2년마다 재협상이 이뤄지기 때문에 이번 지난 1년 동안 협상을 통해 수정을 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었다고 그는 하소연했다.   이 기관장은 노조가 정부의 시책에 부정적인 민주노총에 가입한 게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닌가하는 의혹도 제기했다.이번 평가의 신뢰성에 대한 강한 의심도 나타냈다.   공공기관장의 평가는 해당 기관장에게는 씻을 수 없는 치명상을 줄 수 있다.때문에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기준과 형평성을 가져야 한다.그런 점에서 이번 평가결과는 적지 않은 후유증을 낳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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