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글로벌 구조조정 판정승'

외국인 IT·자동차株 집중 러브콜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자동차 등 세계적 차원의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업종을 적극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구조조정 와중에 국내 기업들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상승하면서 외국인들의 관심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이 올 3월2일부터 지난 11일까지 국내 증시서 가장 많이 사들인 업종은 전기전자(IT)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사들인 금액은 총 2조6621억원이었다. 2위는 자동차주가 포함된 운수장비업종으로 총 2조628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다음으로는 금융업(1조8633억원) 건설업(1조8599억원) 철강금속(1조4432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IT 및 자동차업종은 지난해 세계 금융위기 이후 극심한 불황으로 구조조정 한파를 겪고 있는 산업이다. 하지만 이들 업종의 대표종목인 삼성전자 현대차는 국내외에서 구조조정 회오리의 수혜주가 될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외국인들도 세계 구조조정 회오리 속에 국내 기업들이 사실상 판정승을 거뒀다고 판단, 발 빠른 투자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외국인이 최근 한 달 동안 6거래일을 제외하고는 연일 와 에 러브콜을 보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실제 지난 10~11일 이틀간 코스피시장에서만 1조원 이상을 사들이며 주목받았던 외국인이 당시 선택한 종목도 삼성전자(1761억원)와 현대차(661억원)였다. 이는 외국인이 이 기간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한 금액의 20%에 달하는 수치다. 외국인의 끊이지 않는 매수세에 힘입어 삼성전자 현대차 주가도 선방하고 있다. 최근 한달간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주가는 3.91%, 10.65%씩 올랐다. 반면 이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은 0.27%에 그쳤다. 외국인 보유 비중도 1년전 수준을 회복했다. 11일 현재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45.54%. 지난해 6월18일(45.55%) 이후 최고 수준이다. 현대차의 외국인 비중도 현재 32.02%로, 지난해 1월 16일(32.05%)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김영준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외국인은 월간 3조원 규모의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는데 금융위기 이후 시장 주도로 구조조정이 병행된 업종을 적극 사들이고 있다"며 "글로벌 구조조정 과정에서 이들 업종의 국내 대표 기업이 상대적으로 득을 볼 수 있다는 판단에서 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외국인들이 위기 이후 살아남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기전자, 운송장비, 건설 등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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