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길은 멀기만…합격문은 여전히 '바늘구멍'

서울에 있는 대학교 4학년인 최 모씨는 학점 4.0대, 1년간의 해외 어학연수, 토익 900점대, 업무 관련 자격증 등 취업에 유리한 조건을 갖춘 재원이다. 하지만 15여개 기업에 지원한 결과는 참담할 정도다. 서류전형에 통과한 곳은 불과 4곳뿐. 면접은 한번 밖에 보지 못했다. "이렇게까지 취업이 어려울 줄은 몰랐습니다. 그동안 제 취업 스펙이 남들보다 월등히 좋다고 믿었는데 허망할 뿐입니다.제 자신이 너무 실망스럽고 이젠 자신감도 사라졌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온라인 리쿠르팅 업체 잡코리아에 따르면 올 2월 졸업하고(4년제 대학 기준) 현재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취업준비생 305명을 대상으로 4월까지 입사지원 한 횟수에 대해 조사한 결과, 1인당 평균 14.5회 정도의 입사지원을 했다. 입사지원서를 50회 이상 냈다는 취업준비생도 7.5%나 달했다. 반면, 이들이 기업으로부터 받은 면접 횟수로는 평균 1.9회 정도가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15회 입사지원해야 2번 정도 면접 기회 얻는 것이다. 취업 준비생들의 얼굴에서 점점 웃음이 사라지고 있다. 취업을 위해서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다. 경기도에 있는 대학교 4학년인 임창용씨는 기업 서류전형과 동일한 기준에 맞춰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교내 취업동아리에 합격했다. 취업 컨설팅 전문 회사와 업무협력을 맺은 이 대학의 취업동아리는 지난해 대기업 취업률이 75% 정도에 달할 정도로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취업에 관한 정보교류는 물론 서류전형 테스트, 모의면접 등 이곳의 활동은 실전을 방불케 한다. 임씨는 학점은 물론 토익 등 어학점수도 일반 학생들과 비교하면 월등히 우수한 편이다. 하지만 하반기 인턴을 뽑는 3개의 기업에 지원을 했지만 서류전형에서 전부 탈락했다. 그는 주말도 반납하고 취업에 성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상반기 취업이 너무 어렵게 느껴져 하반기에 입사 지원을 준비했는데 마땅한 자리는 인턴뿐이 없더군요. 하루종일 취업준비에 몰두하건만 여전히 취업문은 쉽게 열리지 않네요. 취업동아리 활동을 더 열심히해야 할 것 같습니다." 캠퍼스 새내기들과 2~3학년생들에게도 취업 '한파'가 밀려들고 있다. 대학생활의 낭만을 맘껏 느껴보고 싶지만 가슴 한 구석에는 앞으로 자신에게도 다가올 취업 대란에 대해 신경이 쓰이는 분위기다. 서울여대 1학년 이미연씨는 "아직 취업에 대해 크게 불안하지는 않지만 취업난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신경이 많이 쓰이기는 한다"며 "아침부터 영어학원에 다니거나 공모전을 준비하는 등 취업에 미리 대비하는 친구들도 많다"고 말했다. 중앙대학교 3학년 안지은씨는 "취업시 회사에서 요구하는 수준과 기준이 너무 높고 많다"며 "처음부터 취업을 포기하고 창업 또는 전문직 시험에 매달리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 만큼 좁은 취업문을 향한 학생들의 몸부림은 눈물겨울 정도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딛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취업준비생들은 점점 더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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