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은행 자본확충 '눈 가리고 아웅'

지난달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자본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밝혀진 10개 은행의 자금조달 방안 제출 시한이 다가온 가운데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을 두고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기본자기자본비율(Tier1)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나타난다. 하지만 증자나 자산 매각과 달리 새로운 자금이 수혈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인 자본 확충 없이 수치만 개선시키는 '화장발'에 지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업계에 따르면 10개 은행은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을 통해 총 154억 달러의 자본을 확보할 계획이다. 재무건전성 평가 결과 확충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난 자본의 22% 가량을 주식 전환으로 해결하는 셈.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이 같은 방법을 통해 95억 달러를 확보할 예정이며, 씨티그룹도 55억 달러에 달하는 자본 확충액을 주식 전환을 통해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키코프와 피프스서드뱅코프도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방법을 통해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나타난 자본 부족분을 채운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는 주식 전환을 통한 자본 확충의 실효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인스티튜셔널 리스크 애널리틱스의 크리스토퍼 월렌 이사는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방안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요구하는 기본자기자본비율을 개선시킬 수 있지만 새로운 자금이 유입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자본 확충이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7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9개 대형은행을 대상으로 한 재무건전도 평가인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 결과, 10개 은행에 걸쳐 총 746억달러의 자본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별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339억달러의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어 웰스파고(137억달러), GMAC(115억달러), 씨티그룹(55억달러), 리전스 파이낸셜(25억달러), 선트러스트(22억달러), 모건스탠리(18억달러), 키코프(18억달러), 피프스 서드(11억달러), PNC 파이낸셜(6억달러) 등의 순서로 집계됐다. 반면 아멕스, 골드만삭스, JP모건, 뱅크오브뉴욕멜런, 스테이트스트리트, US뱅코프, BB&T, 캐피탈원, 메트라이프 등은 추가 자본확충 필요가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자본을 추가로 확충해야 하는 은행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로부터 한 달 후인 8일(현지시간)까지 자본 조달 계획을 제시해야 하며, 이어 6개월 안에 자본 확충을 완료해야 한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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