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동네 경관, 우리가 바꿔간다'
수변공사 조성(실개천 정비-강북구 수유동 예시) 전과 후
삭막한 우리 동네 골목이 달라진다. 똑같은 가로등, 다를 것 없는 보도블록, 밋밋한 벽돌 담장이 조금 더 예뻐지고 아늑해진다. 담벼락이 사라진 자리엔 주차장을 만들고 꽃과 나무를 심을 수도 있다. 밋밋한 벽에는 그림을 그릴 수도 있고 아침 저녁으로 걷고 뛰는 바닥엔 만화 타일을 박을 수도 있다.
지역 주민들 스스로 원하는 모양새로 마을 경관을 바꿀 수 있도록 서울시와 각 구청이 지원하기로 했다. 지역 주민들끼리 의논해 계획을 접수시키면 보조금도 주고 융자도 해준다.
다름 아닌 '디자인 서울 빌리지'. 아직 명확한 이름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쉽게 말해 '마을가꾸기'인 셈이다.
마을가꾸기는 지역주민이 자기지역 경관을 가꾸고 관리해 나가기 위해 주민간 경관협정을 체결하고 서울시의 인가를 받아 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업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는 기술과 재정을 지원한다. 사업비의 50%이내에서 보조금 주거나 3분의 2 이내에서 융자ㆍ지원된다.
일단 시범사업을 먼저 하기로 했다. 시는 광진구 중곡동 노을길, 양천구 신월동, 강북구 수유동 등 3개 동네를 시범사업 대상지로 지정했다. 지금은 기본계획 용역을 실시하고 있는 단계다. 공모신청은 지난해 10월께 자치구 각 동별로 받아 1, 2차 심사를 거쳤다. 이들 3곳은 지난해 연말 사업 대상지로 확정됐다.
이들 마을이 시범사업대상지로 꼽히게 된 것은 3곳 다 주민참여방안이 계획안에서 구체적으로 제시됐기 때문이다.
전부터 국토해양부가 하고 있던 '살기좋은 마을가꾸기', 시에서 추진하는 '한옥마을 조성사업' 등도 예산 지원을 받는 마을 경관 사업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업과 비슷하긴 하다. 하지만 이번 사업의 취지와 핵심은 '지역민들의 자발적 참여'라는 데 있다.
경관자원이 특별한 점도 반영됐다.
광진구 노을길과 같은 경우 용마산 등 산들이 주변을 둘러싸고 노을 구경하기 좋은 위치에 있다. 개발이 잘 되지 않은 주거지역이지만 우수한 촌락으로 인정받고 있는 동네다.
수유동도 북한산 밑 자락의 일반 주택가로 자연환경이 좋은 곳이다. 신월동은 전형적인 일반주거지 모습을 하고 있고 재래시장도 있어 앞으로 평범한 동네도 주민참여로 경관이 새롭게 바뀔 수 있음을 보여주기에 알맞다.
백은식 서울시 디자인서울총괄본부 도시경관 담당자는 "이 사업은 주민들과의 소통이 얼마 만큼 이뤄지느냐에 성패가 달렸다"며 "외국의 지역경관조성 사례를 보면 동네 학생들과 주민 의견을 듣는 워크숍을 수차례 진행하는데 이런 것도 시범사업지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년 후에 달라져 있을 옆 동네(시범사업지)가 궁금하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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