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호적인 환율환경 불구 수출기업 영업이익률 8.6%→3.6%로 하락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 초반으로 하락하면서 그동안 환율 상승으로 누려오던 환율 효과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환율 상승으로 경쟁국에 비해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던 국내 기업들이 최근 원화 강세로 시장점유율도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다.
25일 FN가이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반도체 등을 수출하는 업체들은 지난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한화석유화학은 올 1분기 매출액 7502억원, 영업이익 1403억원으로 영업이익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SK케미칼도환율 효과로 1분기 매출액 2709억원, 영업이익 250억원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현대모비스 역시 1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524억원을 기록해 분기사상 최고치를 보였고 AS부품 영업이익률은 수직 상승해 환율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들 기업이 언급하는 환율 효과는 P(Profit)효과, Q(quantity)효과로 설명된다. P효과는 환율이 100원에서 130원으로 오를 경우 단위당 30원이 남는다는 식의 단위당 프로핏을 의미한다. 즉 환율이 오를 수록 수출 기업들은 수익 측면에서 유리해지는 것.
Q효과는 환율 상승으로 경쟁국 기업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환율이 하락하면 이같은 효과가 점차 사라질 수 있다.
박희운 KTB투자증권 센터장은 "올해 1분기 달러대비 원화환율이 전년동기대비 48% 절하됐고 나머지 경쟁 3국의 통화대비로는 평균 53%가 절하됐다"며 "우호적인 환율 환경에도 수출기업의 영업이익률은 전년동기 8.6% 수준에서 3.6%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박센터장은 "이는 단위당 절대 Mark-up(평균가격-평균단가) 하락, 글로벌 총 수요 감소폭이 시장점유율 개선폭보다 큰 점 등으로 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최근 빠른 환율 절상은 1분기에 나타난 P효과와 Q효과를 급격히 약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금융연구원 역시 최근 환율이 2개월 반 남짓한 기간동안 20% 이상 하락하면서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가격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연구원은 '원화가치 상승의 국내경제 영향 및 전망'에서 "환율하락이 지속될 경우 영세 수출중소기업을 비롯한 한계기업들은 더욱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비용절감 및 수익성 낮은 부문의 축소 등을 통해 구조조정이 필요할 것"이라며 "적절한 수준의 시장개입을 통한 환율안정화 노력은 환율하락으로 인한 경제에의 부정적 효과를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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