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더멘탈로 설명할 수 없는 시장…정책을 앞서가는 개인과 수익률 관리에 나선 기관
지난 주 코스닥 지수는 코스피 지수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장중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끝내는 상승세로 마감하기를 여러번, 한주간 코스닥 지수는 4.96% 올랐다. 무려 11일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다.
펀더멘탈로는 코스닥 시장을 더 이상 설명할 수 없다. 510선 근처에서는 몸을 사렸던 기관이 매수에 나선 점도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
미국에서 발표된 각종 경제 지표들이 글로벌 증시 상승세를 이끈 기대감을 충족할만한 수준이 되지 못했다. 이에 코스피 지수도 주간 기준 하락세로 마감했으나 코스닥 지수는 주초반에는 개인이, 주중반에는 기관이 매수 주체로 나서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이벤트가 눈에 띄지 않는 이번주 코스닥 지수는 종목별 차별화 양상이 극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개인은 여전히 펀더멘탈보다는 정책 이슈에 따라 종목을 선택하고 있으며 기관 역시 환매에 따른 펀드 자금 유출 속에서 수익률 관리를 위해 중소형주에 대한 매매를 지속하고 있다.
와 는 올해들어 450% 이상 상승하는 등 정책 이슈와 맞물린 테마주는 수혜에 따른 실적 증가 규모와 관계없이 연일 급등세를 기록하고 있다.
개인은 지난 15일 삼천리자전거가 장중 하락세를 보이는 등 상승세가 꺾일 것으로 예상되는 와중에도 에이모션과 삼천리자전거를 쓸어 담았다. 최근의 급등세로 시가총액이 883억원까지 오른 에이모션의 15일 거래량은 795억3400만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개인은 114억4300만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여전히 개인 사이에서는 최근의 급등세에도 불구하고 자전거를 비롯한 정책 테마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식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기관 역시 펀드 자금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에서 상대적으로 가벼운 코스닥 시장에서 수익률 관리를 계속해나가고 있다. 지난주 기관은 스마트 그리드 테마로 한창 상승했던 누리텔레콤을 팔고 합병 이슈가 부각되고 있는 SK브로드밴드를 샀다. 철저히 수익률 게임을 지속하고 있음을 보여준 매매 사례다.
이번주도 이러한 개인의 욕심과 기관의 수익률 게임은 지속될 전망이다.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만큼 시장은 더욱 수급에 의한 종목 장세가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급등한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지고 이를 통해 현금을 확보한 투자자는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작은 종목을 찾게되는 구조다.
별다른 이슈가 부각되고 있지 않지만 우주항공 테마가 급등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구조에서 이해할 수 있다. 10일 교육과학기술부가 우주발사체 이름을 '나로'로 확정한 후 우주항공 관련주는 비상을 시작했다. 국내 최초 우주발사체를 시작으로 우주 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이어질 것이라느 기대감이 관련 종목의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셈이다. 자전거 관련주가 정부 정책 발표 이후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매수할 타이밍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을 보아온 개인 투자자들이 정책 발표 전에 매수에 나서고 있는 양상이다.
결국 개인은 학습효과를 통해 정책 발표를 앞서가고 있고 기관은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수익률 관리에 나서다 보니 펀더멘탈과 관계없이 개별 종목 장세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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